朴 “北 신뢰할 수 없지만 대화 문 항상 열어놓아”
입력 2013-11-04 18:03
박근혜 대통령은 남북대화와 관련해 “(북한은) 신뢰할 수 없지만 우리가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의 문은 항상 열어놓고, 설득하고 신뢰를 쌓아가는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대화를 하되 어떤 원칙을 갖고 한다는 것”이라며 “대화의 문은 열어놓았지만 만약에 도발을 하거나 지난번 연평도(폭침) 같은 일이 있다면 우리는 단호하게 도발에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뷰는 출국 나흘전인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이뤄졌으며, 인터뷰 동영상은 4일 BBC방송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라 있다.
박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해선 “신뢰할 수 없다. 말을 한 것이 어떻게 될지 예측을 할 수 없으니”라며 “지금 북한의 행동은 굉장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이산가족 상봉 문제도 50년 동안 ‘내 아들 한번 만나봤으면, 내 누나 한번 만나봤으면’ 하는 생각만을 갖고 살았던 이산가족들에게 날짜까지 다 받아놓고 그냥 갑자기 취소를 해버리는, 이런 기본적 약속까지 지키지 않는다고 하면 어떻게 신뢰가 쌓일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박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와 관련해 “북한이 대화에 나온다고 하면서 한편으로는 시간을 벌어서 핵무기를 고도화하는 이런 일이 돼서는 안 된다”며 “그것(대화)이 핵무기를 고도화하는데 악용되지 않도록 하는 조치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BBC와의 인터뷰 다음날인 같은 달 30일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김 제1위원장과의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진전된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