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치 앞도 안보이는 해저서 ‘흑심’… 잠수사·공무원들 고려청자 빼돌려
입력 2013-11-04 18:07 수정 2013-11-04 22:36
수중문화재 발굴과정에서 희귀 고려청자를 빼돌린 잠수사와 발굴단 직원 일당이 적발됐다.
문화재청은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지난 4월부터 전남 진도 오류리 해역 제2차 수중 발굴과정에서 유물을 불법 도굴해 은닉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4일 밝혔다. 민간 잠수사 주모씨와 연구소 직원 김모·임모씨 등이 공모해 고려청자 매병(梅甁·사진) 1점을 도굴해 은닉하고 있다가 연구소의 자체 점검으로 적발해 지난달 19일 회수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목포경찰서에서 수사 중이다.
잠수사 주모씨는 지난 9월 2일 2인1조로 오류리 해역 수중 탐사에 들어갔다. 한 잠수사가 맡은 구역은 100m 간격이었다. 그러나 물살이 급해 회오리와 함께 뻘까지 일면서 가시거리가 10㎝에 불과해 다른 잠수사가 보지 못하는 점을 악용했다. 주씨는 고려청자를 발견한 후 자신만 아는 곳에 끈으로 묶어 숨겨 두었다. 이후 연구소 직원 2명과 짜고 고려청자를 몰래 꺼낸 다음 자신의 집으로 가져가 보관하고 있던 중 발각됐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