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 訪佛… “양국 기술이 이룬 창조경제 좋은 사례”

입력 2013-11-05 05:08

프랑스 공식방문 이틀째를 맞은 박근혜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뒤 양국 간 경제협력의 모델케이스인 ‘르노 전기차 체험관’을 찾았다. 양국 경제인 간담회에서는 20여분간 프랑스어로 기조연설을 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자동차회사인 르노는 유럽 1위 전기차 생산기업으로, 자동차 배터리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LG화학으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아 ‘트위지’ ‘주’ ‘플루앙스’ 등 3개 전기차를 양산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수년 동안 한 번 충전으로 200㎞ 정도를 달릴 수 있는 배터리셀 기술을 발전시켜 왔다. 르노와 LG화학은 한 번 충전 주행거리를 400㎞로 늘리고 주행속도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차세대 전기자동차 개발을 위해 긴밀한 기술협력을 해오고 있다.

박 대통령은 파리 인근 볼로뉴-비양쿠르시 세갱섬에 위치한 체험관에서 두 회사 관계자들로부터 차세대 전기차 개발을 위한 협력사업에 대해 자세하게 전해들은 뒤 “두 나라 첨단기술이 만나 새로운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이 전기차 사업이야말로 창조경제의 좋은 사례”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기자동차는 창조경제 사례이자 친환경·무공해로 새로운 형태의 미래산업이기도 하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체험관에 마련된 전기차 전용트랙에서 르노사의 전기자동차 시연을 관람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올랑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의료바이오산업 등 미래산업 발전을 위한 양국 간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 전 프랑스경제인연합회(MEDEF) 대강당에서 열린 양국 경제인 간담회에 참석, 프랑스어로 기조연설을 했다. 박 대통령은 “와인과 친구는 오래될수록 좋다. 프랑스와 한국은 오랜 친구로 앞으로 미래 신산업과 문화산업, 중소벤처기업 등의 협력에 양국 경제인들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석기시대가 끝난 것은 돌이 필요 없어서가 아니라 청동기라는 신기술이 나왔기 때문”이라며 “에너지도 화석연료 대신 새로운 연료가 개발돼야 하고, 잡초도 아직은 유용성이 발견되지 않은 신약개발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974년 프랑스 그르노블에서 6개월간 짧은 어학연수를 마쳤지만, 박 대통령은 평소에도 프랑스어를 좋아해 꾸준하게 공부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대통령의 프랑스어 발음이 유창해 프랑스 경제계 인사들이 깜짝 놀랄 정도였다고 한다. 참석자들은 박 대통령 연설이 끝나자 모두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아침 숙소인 르그랑 인터컨티넨탈호텔 접견실에서 유학시절 인연을 맺었던 이제르주(州)의 주지사 미망인 보드빌 여사를 39년 만에 만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아침 일찍 파리 중심에 자리 잡은 개선문의 참전용사비에 헌화하며 “저와 우리 국민 모두 프랑스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6·25전쟁 당시 3400명 규모의 병력을 파견했던 프랑스는 288명이 전사하고 1008명이 부상당하는 피해를 입으며 원주·자평리·펀치볼 전투 등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다.

파리=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