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드론 언급 과정서 “난 사람 죽이는데 능숙하다”

입력 2013-11-04 17:53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나는) 사람들을 죽이는 것에 매우 능숙하다”고 말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뉴욕매거진의 존 하일리만과 시사 주간 타임의 마크 핼퍼린 등 두 현직 언론인은 최근 발간한 책 ‘더블 다운: 게임체인지 2012’에서 이같이 폭로했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현지 다수 언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발언은 오바마 대통령이 그의 보좌관들에게 미군의 주력 무인기인 ‘드론’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더블 다운’은 지난해 미 대통령 선거 당시 정치 인사들의 발언 중 알려지지 않은 내용들을 폭로한 책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2009년 노벨상 수상자(오바마 대통령)에게 이번 일은 쉽게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평했다.

미 백악관은 공식적인 입장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다만 댄 파이퍼 백악관 선임고문은 이 책에서 언급한 폭로에 대해 ‘언급할 가치가 없다’는 식으로 일축했다. 그는 ABC방송의 시사프로그램 ‘디스 위크’에 출연해 “이 책에 대해 그(오바마)에게 말하지 않았고, 읽어보지도 않았다”며 “오바마 대통령도 읽어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은 항상 (비밀) 누설에 불만스러워 한다”고 덧붙였다.

영국의 민간언론단체 탐사보도협회(BIJ)는 2004년 이후 미 중앙정보국(CIA)의 무인기 공격으로 파키스탄에서 3643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 중 민간인은 최대 948명에 이른다. 이 공격은 ‘오바마 공습(Obama strikes)’이라고 불리는 등 상당한 비판을 받아왔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오바마 정부 들어 미국은 파키스탄, 예멘, 소말리아 등에 총 326번의 드론 공습을 퍼부었다”며 “이는 조지 부시 정부 당시 52번보다 훨씬 증가한 것”이라고 전했다.

책에는 오바마 선거 진영이 조 바이든 부통령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으로 교체하려 했다는 내용과 밋 롬니 당시 공화당 대선후보가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를 러닝메이트에서 배제한 것은 크리스티 주지사를 둘러싼 각종 추문과 심각한 비만 때문이라는 주장도 담겨 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