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 극복한 봅슬레이 국가대표 김동현 “인공와우 수술 받고 자신감 생겨”

입력 2013-11-04 16:52


‘봅슬레이’는 썰매를 타고 빠른 속도로 트랙을 질주하는 경기인 만큼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 고도의 기술이 요구된다. 선천적인 청각장애를 딛고 봅슬레이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김동현(사진) 선수. 1987년생인 김 선수는 태어날 때부터 양쪽 귀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았다. 지난 2007년 세브란스병원에서 코클리어 인공와우 수술을 받고 언어재활을 통해 세상의 소리를 듣는 즐거움을 찾았다. 김 선수가 봅슬레이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인공와우 수술 후인 2008년. “당시에 서울시 봅슬레이 대표 선발 경기가 연세대에서 열렸고, 선발전에 참여했죠. 물론 운이 좋아 대표로 뽑혔습니다.” 이후 2009년 1월 일본 나가노 올림픽에서 봅슬레이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김 선수는 2009년부터 대부분의 봅슬레이 국제경기에 모두 출전하고 있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출전해 결선 무대를 밟았고 2011년 아메리카컵 대회에서 봅슬레이 4인승으로 은메달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 선수가 국가대표팀에서 맡은 포지션은 썰매를 조종하는 파일럿. 그는 운동뿐만 학문에도 매진해 연세대 체육교육학과 졸업 후 대학원 석사과정을 통해 장애인 체육과 스포츠의학을 공부하고 있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을 앞둔 그는 강원도에서 웨이트트레이닝과 봅슬레이 스타트 훈련, 육상훈련 등으로 구슬땀을 흘리고, 해외훈련을 위해 10월말 미국으로 출국했다. 현지에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출전권 획득을 위한 대륙컵과 월드컵에 출전할 예정이다.

“인공와우 수술 전에는 보청기로 세상과 소통하기에 어려움을 느꼈죠. 21살이던 2007년에 세브란스 병원에서 인공와우 수술을 받기로 결정하고, 수술 후 재활을 통해 180도 달라진 자신감으로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코클리어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후 김동현 선수는 지난 3월 코클리어가 개최한 ‘캔코리아 토크콘서트’에 참가해 재능기부를 통한 멘토 역할을 하기도 했다. 지난 6월 코클리어 인공와우 신제품 N6로 업그레이드를 한 김동현 선수는 주변소음 제거 능력이 확실히 좋아졌고. 운동을 할 때 땀을 많이 흘려도 착용하는 데 불편이 없다고 설명했다.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당장의 목표라는 김동현 선수는 “인공와우 수술을 통해 세상의 소리가 정말 아름답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제 나에게 가장 큰 장애는 소리를 잃은 것이 아니라 꿈을 잃는 것”이라며 “장애로 인해 움츠려 있지 말고 세상을 향해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송병기 쿠키뉴스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