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돋보기] 필름형 발기부전 치료제 알고 먹어야

입력 2013-11-04 16:52


며칠 전 한 모임에서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물 없이 입에 넣으면 녹는 발기부전 치료제가 있는데, 편리하게 복용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선물로 주고받기도 한다는 것이었다. 발기부전 치료제는 엄연히 전문의약품인데 이렇게 처방 없이 복용할 경우,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도 있는 일이기에 걱정스러운 마음이 앞섰다.

15년 전 최초의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 출시 이래 발기부전 치료제는 딱딱한 알약 형태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최근에는 주변에서 발기부전 치료제 복용 사실을 아는 것을 불편하게 느끼는 환자의 심리를 고려해 휴대 및 복용 편의성을 개선한 제품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으로는 입에서 녹여 먹는 필름형, 가루 형태로 입에 털어먹는 세립형, 씹어 먹는 츄형 등이 있다. 그 중에서도 환자의 관심이 가장 많은 제형으로 필름형을 꼽을 수 있다.

필름형은 얇은 필름 형태의 재질에 발기부전 약 성분을 함유시킨 것으로, 휴대하기도 용이하고 먹기도 편한 장점이 있다. 지난 10월 비뇨기과 전문의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필름형의 장점으로 64.6%가 휴대의 용이성을, 33.9%가 물 없이 복용하는 편의성을 꼽았다. 또한 필름형을 처방하는 데 있어 환자가 직접 요청하는 경우도 30.8%로 나타났다.

필름형 발기부전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높기는 하지만, 익숙한 형태가 아니다 보니 오해도 많은 편이다. 무엇보다 시럽이나 알약 같은 형태가 아니라 우표 크기의 얇은 필름 모양이기 때문에 약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 큰 문제이다. 일례로 ‘비아그라 엘’이라는 이름의 필름형 발기부전 치료제가 출시됐는데 이 제품은 알약인 비아그라 정과 형태만 다를 뿐 효능, 안전성, 작용 시간 등이 동일한 전문의약품이다. 따라서 필름형 제제 역시 전문의의 진단 하에 정해진 용량대로 복용해야 한다.

또한 모든 종류의 필름형 발기부전 치료제가 물 없이 복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일부 물 없이 복용할 경우 유효성 및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제품도 있기 때문에 사전에 복용법을 숙지하는 것이 좋다. 무엇이든 정도가 지나치면 미치지 못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발기부전 치료 역시 ‘과유불급’이 적용된다. 좋다고 무작정 따를 게 아니라, 항상 본인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비뇨기과 전문의로부터 상태를 확인 받고, 효능 및 안전성이 입증된 약을 처방 받아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명식 (명비뇨기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