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지 열성형술 천식환자 ‘희망의 빛’
입력 2013-11-04 16:49
기관지 천식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만성질환 중 하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에서 매년 200만 명 이상의 천식환자가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고 있다.
천식은 증상의 중증도에 따라 치료전략이 달라지는데, 경증 단계에는 흡입용 스테로이드제로 충분히 증상을 조절할 수 있으나 중증도가 높아질수록 경구용 스테로이드제를 포함한 여러 약제를 병용하는 치료를 받는다. 중증 천식이 심화되면 약물로는 증상이 조절되지 않아 갑작스러운 질식과 발작으로 응급상황을 겪는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자료에 의하면 이러한 응급한 중증 천식환자는 국내에 약 10만 명으로 추산된다.
약물로 증상 조절이 어려운 중증 천식 환자들은 질식사에 대한 공포, 갑작스러운 응급 상황 및 입원치료 때문에 지속적인 업무나 학업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최근 아시아 태평양 호흡기 기관지 내시경 학회에서는 약물로도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천식 환자들은 삶의 질 문제와 개선방안이 논의 된 바 있다.
의학계에서는 응급한 중증 천식환자의 치료 방법으로 기관지 열성형술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치료법은 간단하다. 천식 환자들은 불규칙한 호흡으로 기관지 근육이 두꺼워져 공기가 통과하는 길이 매우 좁아진 상태인데, 좁아진 기관지에 카테터를 넣어 부풀린 후 두꺼워진 근육에 고주파 열을 가해 환자들의 숨길을 트여 주는 것이다. 한 번 줄어든 기관지 근육은 다시 두꺼워지지 않아, 중증도 위험이 크게 낮아져 약물로도 충분히 증상 조절이 가능해 질식사의 공포와 응급 상황에서 벗어 날 수 있게 된다.
이세원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치료에 대한 선택이 많아질수록 각각의 환자에 맞는 적절한 치료법을 찾을 확률이 높아진다. 기관지 열성형술은 중증 천식 환자들에게 새로운 대안과 희망이 될 수 있다”며 기관지 열성형술 도입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기관지 열성형술의 장기 임상연구에 따르면, 천식 환자들의 발작 감소(32%), 응급실 방문(84%), 입원 빈도(73%) 모두 감소시키는 인상적인 결과를 보였다. 또 갑작스런 증상 악화로 인한 결석 결근일수를 66%까지 줄여 호흡기 질식과 사망 위험을 줄여 환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 효과를 입증 한 바 있다. 이미 미국, 유럽, 싱가포르 등 여러 국가에서 시행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신의료기술에 대한 승인 과정이 진행 중으로 임상현장의 도입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 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의하면 중증 천식 환자들의 경우 연간 의료비용이 655만원으로 경증 천식 환자들의 4배이며 천식 환자 입원으로 발생한 급여비용이 450억원에 달한다. 환자 개인의 삶의 질 문제와 국가 차원에서 치러야 하는 사회적 비용을 고려할 때 기관지 열성형술의 도입은 이에 대한 좋은 대책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이영수 쿠키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