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예방·조기검진·초기치료’ 3박자가 중요하다
입력 2013-11-04 17:15
노인 전문 보바스기념병원 나해리 뇌건강센터장
치매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치매 환자는 58만 명으로 집계됐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이 수치는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국 치매 유병률 조사에 따르면 10년 후인 오는 2024년엔 치매환자가 1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 중 추정한 수치이므로 초로(初老) 치매 등 중장년의 알츠하이머형 치매 환자까지 합하면 숫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치매환자의 급증으로 건강보험 진료비도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치매와 관련해 진료를 받은 경우는 2011년 기준 약 31만 건으로 연간 총 진료비만 약 9993억원이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치매가 심각한 사회적 부담을 초래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치매관리법’을 도입했으며 지자체를 중심으로 치매지원센터를 운영해 치매의 조기 검진 및 초기 치료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지난 2002년에 설립된 보바스기념병원이 최근 ‘뇌건강센터’를 개소했다. 센터는 뇌졸중, 치매 등 노인성 질환을 전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대한치매학회 이사이자 보바스기념병원의 뇌건강센터장인 나해리 신경과 전문의를 통해 치매 환자를 효율적으로 돌보기 위한 방법을 들어봤다.
-국내 치매 환자 발생의 특징은.
급격한 노령화로 인해 치매 환자의 증가 추세가 5년 전 예측했던 것보다 가파르다. 하지만 여전히 치매를 ‘노망’으로 치부해 예방 및 초기 치료에 대한 인식이 낮다. 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알츠하이머형 치매 환자가 처음 증상 인식부터 병원 방문까지 평균 2.7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국에 비해 매우 늦은 편이다.
-최근 치매 치료의 트렌드는.
치매는 완치를 위해 치료하는 것보다 증상의 악화를 막아 중증 치매로의 진행을 늦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부작용을 줄여 환자의 순응도를 높이고 사용의 편의성을 높인 약물들이 소개되고 있으며 인지재활치료 등 비약물 치료도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치매로 인한 보호자의 간병 부담을 줄이기 위해 최신의 치료법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치매 환자를 줄이기 위한 기본적인 원칙은.
치매환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예방 및 조기 검진, 초기 치료의 ‘삼박자’가 중요하다. 개인의 노력은 물론 정책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기억력 장애로만 국한돼 있는 치매 초기 증상에 대한 이해를 ‘행동’으로 옮겨서 치매 의심 환자가 사소하게라도 일상생활 수행능력에 장애를 보이면 바로 치매지원센터나 병원에서 검진을 받도록 해야 한다.
-보바스기념병원 ‘뇌건강센터’ 개소의 의미는 무엇이며 향후 계획은.
치매는 사회적 질병이다. 환자 개인이나 보호자를 포함한 가정의 부담으로만 두어서는 효과적인 치료를 기대하기 어렵다. 보바스기념병원 ‘뇌건강센터’는 환자와 보호자의 입장에 서서 진단부터 치료, 중증 치매 환자를 돌보기 위한 요양시설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최선의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개설됐다. 전문의 7명을 포함한 전문인력은 국내 최대 규모다. 성남시노인보건센터 역할을 함께 하고 있어서 국가 연구 사업도 병행하고, 일반인 대상의 조기 검진도 펼칠 계획이다. 치매 예방을 위한 정부의 노력에 발맞춰 센터는 치매 환자를 효율적으로 치료하고 보호자가 받는 간병 부담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장윤형 쿠키뉴스 기자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