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끔한 한 방’, 4가지 암 미리미리 잡는다
입력 2013-11-04 17:09
인유두종 바이러스라고 불리는 HPV (Human Papillloma Virus)는 세계 인구 중 두 명에 한 명 꼴로 평생에 한 번 이상 감염될 만큼 흔하다. 이런 HPV가 위험한 이유는 삶의 질을 하락시키는 다양한 암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HPV는 주로 성 접촉을 통해 감염되며 남녀 누구나 감염되고 전염시킬 수도 있어 예방이 중요하다.
HPV로 인한 암은 다른 암에 비해 비교적 확실한 예방법이 있는데 바로 ‘백신접종’이다. HPV 감염 전이라면 암을 일으키는 주요 HPV에 예방효과가 있는 백신을 맞아두는 것이 좋은데, 전문가들은 좀 더 많은 유형의 HPV 예방이 가능한 4가 백신을 선호하고 있다. 4가 백신은 HPV 6, 11, 16, 18형의 예방이 가능하며 남녀 모두 접종할 수 있다. HPV 백신은 6개월 동안 세 번에 걸쳐 접종한다. HPV 감염 여부에 대한 검사는 산부인과, 비뇨기과 등에서 받아 볼 수 있다.
이종찬 김포 나리병원 산부인과 대표원장은 “정기 검진과 백신 접종 등으로 국내 여성의 자궁경부암 발생이 점차 감소하고 있지만 미국·일본 등의 선진국과 비교하면 인구당 발생률은 한국이 더 높다. 자궁경부암 등 HPV로 인해 발생하는 암은 확실한 예방법이 있는 만큼 백신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 이후에는 암에 대한 정기 검진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백신으로 예방하지 못하는 바이러스 유형도 있기 때문인데 특히 자궁경부암의 경우 정기 검진을 통해 전암 단계에서 발견하면 자궁을 절제하지 않고도 치료할 수 있다. 30세 이상 여성을 대상으로 국가에서 무료로 시행하는 자궁경부암 검사는 정확도가 높지는 않으나 HPV 관련 암이 수년간 걸쳐 발전하기 때문에 2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검사하면 조기에 암을 예방할 수 있다.
◇자궁경부암= 대부분의 발생원인이 HPV인 자궁경부암은 자궁입구 부분에 발생하며, 그 중에서도 HPV 16·18형 바이러스가 약 70%를 차지한다. 자궁경부암은 여성암 중 두 번째로 사망률이 높은데, HPV 감염이 오랜 기간 지속되며 암으로 발전하는 동안 눈에 띄는 증상이 없기 때문에 출혈 등으로 인해 병원을 찾으면 이미 병기가 많이 진행된 경우가 많아 정기적인 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외음부암, 질암= 발생률은 크게 높지 않지만 증상이 없어 진단이 어렵고 예후가 나쁘다. 외음부암의 원인으로는 HPV가 약 60∼90%정도를 차지하는데, 외음부가 HPV에 반복적으로 감염될 경우 외음부암의 전 단계인 외음부 상피 내 종양이 발생하고 일부분이 외음부암으로 진행된다. 질암 역시 흔히 발생하지 않으나 HPV가 발생 원인의 약 40%정도를 차지하며, 특히 HPV 16형이 주요한 역할을 한다.
◇항문암= 여성과 남성에게 모두 발생할 수 있는 암이다. 항문암의 원인 중 80∼90%가 HPV로 16·18형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세계적으로 매년 약 2만7000여명씩 항문암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남녀 모두에게 증가하는 추세다. 자궁경부암·외음부암·질암 등 HPV 관련 질환을 겪은 환자는 항문암 발생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고위험군 HPV 바이러스는 음경암·구인두암 등의 원인이 되며, HPV 6·11형으로 대표되는 저위험군 HPV 바이러스는 생식기사마귀, 재발성 호흡기 유두종증 등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민규 쿠키뉴스 기자 kioo@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