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나침반] 노인성 눈 질환 “연령관련 황반변성 검진 필요”

입력 2013-11-04 17:22


오는 11월 11일은 대한안과학회에서 지정한 ‘눈의 날’이다. 올해로 43회를 맞는 ‘눈의 날’은 안질환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제정됐다. 안질환에 대한 관심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이지만, 국내에서의 빠른 고령화 현상을 감안했을 때 노인성 안질환에 대한 관심은 특히 강조되어야 한다.

노인성 안질환은 보통 노안으로 여겨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노인성 안질환인 백내장, 녹내장, 연령관련 황반변성 등은 뚜렷한 조기증상이 없는 데다 불분명한 초점, 시력저하 같은 노안의 일반적 증상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노인성 질환을 방치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실명’이라는 최악의 결과까지 경험할 가능성이 있다.

연령관련 황반변성은 ‘중심 시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노년의 ‘삶의 질’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예를 들어 연령관련 황반변성으로 인한 시력감퇴로 독서, 운전, 요리 등 스스로 할 수 있는 행동에 제약이 생기고, 이는 일생생활의 소소한 활동들에까지 제약을 가져와 대인관계, 사회생활 등에 영향을 준다. 10여 년 전부터 연령관련 황반변성 환자수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인구 고령화로 인한 노인 인구 증가 외에도 자외선, 흡연, 서구식 식생활 등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령관련 황반변성은 크게 습성과 건성으로 나뉘는데,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Wet AMD)은 건성에 비해 진행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단시간에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이 의심된다면 빠른 시일 내에 가까운 안과를 찾아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 환자는 항체주사를 통한 치료를 받게 된다.

항체주사는 체내의 손상된 조직에서 비정상적으로 신생혈관 형성을 유도하는 성장인자를 억제하는 항체를 눈에 직접 주사하는 방법이다. 항체주사 치료법으로 치료를 받는 환자는 일정 기간의 간격을 두고 병원을 방문해 주사를 맞게 되며, 주사를 맞지 않더라도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눈 상태를 모니터링 해야 한다. 최근에는 주사 횟수를 줄이고 주사를 맞지 않는 기간에도 별도의 모니터링이 필요 없는 항체주사도 국내에 소개돼 환자들의 치료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러한 주사치료 외에도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 환자라면 자외선이 강한 시간대 외출 시에는 선글라스를 착용해 눈으로 가는 빛의 부담을 줄여주고, 흡연자라면 담배를 줄이거나 끊는 등 생활 속 실천으로 병의 진행속도를 늦추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허장원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