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사울을 치료하라

입력 2013-11-04 17:19


사무엘상 16장 14∼23절

우리는 성경을 읽으며 종종 다윗은 착한 사람, 사울은 나쁜 사람이라는 선입견을 가질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한 사람에 대한 평가는 그 사람의 삶을 신중하게 살펴본 뒤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

사울은 이스라엘의 첫 번째 왕입니다. 나라를 건국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사울은 이스라엘을 일으키면서 많은 고초를 겪었습니다. 그런 사울에게 갑자기 병이 찾아왔습니다. 사울에게 이런 병이 찾아온 이유가 무엇입니까.

첫째로 지나친 ‘경쟁의식’ 때문입니다. 성경을 살펴보면 여러 곳에서 지나친 경쟁의식이 병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건이 가인과 아벨 사건입니다. 가인은 동생을 경쟁자로 보았습니다. 야곱과 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야곱도 에서를 제치고 장자가 되고 난 뒤에 심한 갈등이 있었습니다. 예수님과 함께한 12제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예수님과 함께하면서 누가 높은지를 따져 물었습니다. 사울은 다윗을 경쟁자로 보았습니다. 거리에서 “사울은 천천 다윗은 만만”이라는 노랫소리를 듣고는 다윗을 자신과 왕위 다툼하는 사람이라 여겼습니다.

둘째로 ‘증오심’ 때문입니다. 사울의 경쟁심은 커져서 극심한 증오심이 됐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산상보훈에서 형제를 미워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형제를 미워하는 사람은 살인하는 사람과 같다고 하셨습니다. 사울은 증오심으로 다윗을 향해 창을 던졌습니다. 살다보면 이렇게 증오심이 생길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증오심은 신앙의 본질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자신을 죽이려는 사람들조차 용서하기를 기도하셨습니다. 증오심은 성령님이 오시는 것을 방해하고, 무엇보다 나 자신을 병들게 합니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나를 사랑하시는 예수님의 메시지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다윗과 같은 입장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삶 가운데 사울과 같이 나에게 증오와 적개심을 품은 이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성경의 가르침은 분명합니다. 성경은 사울을 치료하라고 말합니다. 사울이 악인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는 심지어 제사장 85명을 죽인 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윗은 사울을 살립니다. 다윗은 “사울을 세우신 분도 하나님이시니, 그를 폐하실 분도 하나님이시다”라며 하나님의 인도를 확신하고, 하나님의 권한을 침범하지 않았습니다. 죽이는 것은 인간의 소관이 아닙니다. 자신을 향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울과 같은 사람을 살려내는 방법은 먼저 역지사지의 마음을 갖는 것입니다. 내 입장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너그러움과 관용으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합니다. 두 번째로 찬양의 ‘신령한 힘’을 믿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찬송 중에 거하시는 분이십니다(시 22:3). 찬양할 때 하나님이 임재하시고, 고치십니다. 찬양할 때 마귀가 멀리 떠납니다. 찬양은 사람을 살리고 치료합니다. 우리는 몸이 아플 때도, 마음이 아플 때도 열심히 찬양해야 합니다. 쫓기던 다윗이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도 그가 찬양을 했기 때문입니다. 시편의 3분의 2가 다윗이 지은 찬송들입니다. 다윗은 찬송으로 사울을 살렸을 뿐만 아니라 자신도 살렸습니다. 우리도 역지사지의 마음과 찬양을 통해 다른 사람과 자신을 살리는 오늘의 다윗이 되는 은혜가 있기를 축원합니다.

김철봉 목사 (부산 사직동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