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나이더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 부소장 "한일 과거사 갈등 해소 위해 미국이 책임있는 자세 보여야"
입력 2013-11-03 23:39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대니얼 스나이더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APRC) 부소장은 한·일간의 과거사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미국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나이더 부소장은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일본과 한국의 위험한 교착상태’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한·일간의 관계마비가 떠오르는 중국과 호전적인 북한을 상대하는 미국의 안보이해관계를 저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의 동맹인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과거사 문제 등으로 침체기를 맞고 있다”면서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전쟁의 기억이 언젠가는 흐려질 것이라고 너무 오랫동안 믿어왔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역사적 생채기가 스스로 아물지 않는다”며 “불행히도 한·일 양국간 모두 화해를 이룰 길을 스스로 찾을 능력이 없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스나이더 부소장은 “전후 처리가 미완으로 남고 냉전이 화해의 걸림돌이 됐다는 점에서 미국은 역사적 책임을 갖고 있다”면서 “미국은 과거사 문제에 중립적 세력이 아닌 만큼 중간자적 입장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한국에서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해 법원이 손해배상을 결정한 판결에 대해 언급하며 “일본인들은 이를 위협으로 보기보다 생이 얼마 남지 않은 피해자를 위해 정의를 실현할 기회로 여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2차 세계대전 가해국인 독일이 강제동원 피해보상을 위해 세운 ‘기억·책임·미래’ 재단을 일본이 본받아야 한다고 제시했다.
스나이더 부소장은 재단 설립과정에서 미국이 역할을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일본에 대해서도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