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산에 가로막혀" 여자농구 아쉬운 준우승
입력 2013-11-03 23:37
한국 여자농구가 ‘만리장성’을 넘었지만 ‘후지산’ 앞에서 주저앉았다.
위성우(우리은행)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대표팀은 3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25회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일본에 43대 65로 패했다. 전날 중국과의 준결승에서 71대 66 승리를 거둔 한국은 여세를 몰아 6년 만의 아시아 정상에 도전했다.
그러나 바닥난 체력에 발목을 잡혔다.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은 대회 상위 3개 나라에 주는 2014년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따냈다. 한국은 1964년 제4회 대회부터 세계선수권에 14회 연속 진출하게 됐다.
1쿼터 막판까지 11-11로 팽팽히 맞서던 한국은 1쿼터를 1분 30초 남기고 일본에 연속 8점을 내주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당황한 한국은 슛이 터지지 않았고, 일본은 수비 리바운드에 이은 속공으로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 올렸다. 키 1m92의 장신 센터 도카시키 라무의 골밑슛은 위력적이었다.
2쿼터가 시작되자 일본은 도카시키, 마미야 유카, 요시다의 연속 골을 앞세워 27-11까지 달아났다. 한국은 2쿼터에서 5득점밖에 올리지 못했다. 반면 일본은 18득점을 올려 37-16, 무려 21점 차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한국은 3쿼터에서도 전열을 정비하지 못하고 잇따라 실점해 스코어는 18-44까지 벌어졌다. 위 감독은 출전 시간이 많지 않았던 이승아, 박혜진(이상 우리은행) 등 젊은 선수들을 기용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이승아는 투입되자마자 가로채기와 속공을 연달아 성공하며 팀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상승세를 탄 한국은 3쿼터 중반부터 일본에게 1점도 허용하지 않고 16점을 뽑아냈다. 3쿼터 막판엔 34-44까지 따라붙었다. 깜짝 놀안 일본은 50-39로 앞서 있던 4쿼터 중반 도카시키와 미야모토, 마미야의 연속 득점을 앞세워 57-39로 달아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한국 대표팀은 4일 오후 귀국한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