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부산총회] 외국인 참가자들, 뜨거운 찬양·예배 ‘한국의 영성’ 체험
입력 2013-11-03 18:46 수정 2013-11-03 22:40
WCC 부산총회의 외국인 참가자들은 3일 한국 교회에서 주일 예배를 드리며 ‘한국의 영성’을 체험했다. 뜨거운 찬양과 기도, 열정적이면서도 경건한 한국식 예배 스타일에 참석자들은 독특하고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3일 낮 12시 부산 대연동 산성교회 본당. WCC 부산준비위원회(BHC) 위원장 허원구 목사가 시무하는 이 교회에 WCC 총대를 포함한 10명의 총회 참가자들이 800여명의 한국 교인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기 위해 자리를 잡았다. 이들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으로 예배의 주요 장면을 촬영하는 등 한국교회의 예배 과정을 관심 있게 관찰하고 기록했다. 진지한 표정으로 한국어 찬양을 따라 부르고 함께 기도했다.
이날 설교자는 카를로스 함(57·쿠바) 목사.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한 그는 “여호와께서 우리의 선한 목자가 되시므로 우리에게는 부족함이 없는데도 우리의 이기심과 탐욕, 소비주의가 우리를 불평하도록 만든다”면서 “우리는 주님 안에서 서로가 서로를 섬기며 거룩한 삶을 살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그는 “쿠바 장로교 목사로서 카리브의 모든 형제, 자매들을 대신해 여러분께 안부를 전한다”면서 “여러분이 중남미에 보내 주신 귀한 선교사들이 중대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는 오전 11시 예배에 WCC 총회에 참가 중인 35명의 외국인들이 함께했다. 그리스정교회 소속인 부산 대청동 성모희보성당 예배에도 총회 참가자 40여명을 비롯해 100여명이 성찬식을 하고 점심식사를 같이 했다. WCC 총회준비위원장인 게나디오스 그리스정교회 대주교는 “세계교회 일치와 연합을 위해 한국 정교회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돼 기쁘다”라고 밝혔다.
캐나다 연합교회의 존 매튜 목사는 부산 장전동 소정교회(채규웅 목사)에서 설교를 했다. 스위스 및 영국의 대표들도 여기서 예배를 드렸다. 이밖에 서울 명성교회와 광림교회, 대학로교회 등 서울과 부산, 인천 등 전국 주요 교회에서도 WCC 총회 참가자들과 함께 하는 주일 예배가 이어졌다.
천막을 친 임시교회에서 노숙인들과 함께 예배를 드린 외국인 참가자도 눈길을 끌었다.
뉴질랜드에서 온 아라페라 벨라 나하(62·여)씨는 부산 지하철 1호선 부산진역 8번 출구 인근의 노숙인 무료급식소에서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배식 봉사를 했다. 자신을 ‘설교하는 평신도(lay preacher)’라고 소개한 그는 마우리족 출신의 감리교인이다.
해외 참가자들은 “예배를 통해 하나가 됐다”며 한국교회 예배에 참가한 소감을 밝혔다.
미국 연합감리교회에서 온 신디아 켄트(59·여)씨는 “한국어를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음악을 통해 예배와 예전을 이해할 수 있었다”며 “미국에서 드리는 예배와 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재찬 기자, 부산=김경택 최승욱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