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한국 경상흑자 폭, 일본 앞지를 듯

입력 2013-11-03 18:37


올해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 폭이 수출대국 일본을 처음으로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

3일 한국은행과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한국의 경상흑자는 총 422억2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반면에 일본의 경상수지 흑자 폭은 같은 기간 415억3000만 달러로 한국보다 7억 달러가량 적었다. 한은과 일본총합연구소의 연간 경상흑자 규모 전망으로 따져도 한국이 630억 달러, 일본이 601억 달러로 관련 통계가 존재하는 1980년 이후 최초로 올해 첫 역전이 예상된다.

그동안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일본과 비교한다는 자체가 웃음거리였다. 금융위기 때인 2008년 일본(1593억6000만 달러)이 한국(32억 달러)의 50배에 달했다.

그러나 일본의 흑자 폭은 2010년 2039억2000만 달러에서 2011년 1190억6000만 달러로 반 토막 났다. 지난해에는 604억 달러로 줄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에너지 수입이 대폭 늘어난 데다 한때 세계를 호령하며 일본을 제2의 경제대국으로 일궜던 전기전자 기업들이 몰락한 탓이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말 이후에는 일본의 ‘아베노믹스’로 엔화가치가 40%가량 절하되며 경상수지의 달러 환산액이 줄어든 탓도 크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흑자 폭은 293억9000만 달러→260억7000만 달러→431억4000만 달러로 상승세를 탔다. 휴대전화·자동차 등 주력 수출품목이 호조를 보여서다.

한국은 10월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500억 달러를 돌파하는 등 올해 남은 기간도 탄탄하다. 반면 일본은 겨울철 난방수요로 에너지 수입이 급증, 남은 기간 경상수지 악화가 예상된다. 하지만 원화절상 압력이 이어지고 있어 한국의 대규모 경상흑자 흐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