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당권 도전 여부 촉각… 여당 계파별 ‘헤쳐모여’ 조짐

입력 2013-11-03 18:07

서청원 의원의 등원을 계기로 새누리당 내 유력 주자들을 중심으로 ‘헤쳐모여’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서 의원 측에서 조기 전당대회 개최 요구 등 당권 도전을 공식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자 최경환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핵심 친박과 김무성 의원을 비롯한 비주류 등 당내 계파들도 모임 결성을 통해 조직을 재정비하는 형국이다.

서 의원은 4일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당선자 인사를 위해 열리는 오후 의원총회에서 ‘복귀 신고식’을 한다. 서 의원은 이후 국회법에 따라 복귀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당내 이목은 온통 그가 당권에 ‘언제 도전하느냐’에 쏠려 있다.

측근들은 도전 가능성을 숨기지 않았다. 서 의원 측 관계자는 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복귀 후 첫 과제에 대해 “4년 만의 복귀이니 의정활동 감각을 되살리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우여 체제가 지방선거 직전 끝나는데 임기를 다 채울 경우 공천권만 행사하고 책임은 차기 대표가 지는 부조리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며 “조기 전대 요구가 나올 수 있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황 대표 측에서도 “내년 5월 15일은 황 대표의 임기 만료일이자 지방선거 후보자 등록일”이라며 “공천권을 행사하는 대표가 나오려면 늦어도 3월에는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고 조기 전대 가능성을 열어놨다.

하지만 당직을 맡고 있는 주류 친박 의원들을 중심으로 조기 전대 불가론도 나오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지지하는 최 원내대표의 임기 이후 전대가 치러지는 것을 바라고 있다. 때문에 황 대표가 비상대책위원회를 맡아 선거를 치른 뒤 권력 구도를 재편하는 시나리오를 희망하고 있다.

당권 경쟁이 점차 가시화하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당내 모임 결성도 활기를 띠고 있다. 일단 서 의원과 대립각에 서 있는 김무성 의원은 6일 국감 기간 잠시 쉬었던 새누리당 근·현대 역사교실을 재개한다. 명지대 강규형 교수를 초청해 고등학교 역사 교과서 8종의 이념 편향 문제를 집중 검토할 계획이다.

주류 친박 의원들은 국가경쟁력강화모임(가칭)을 통해 결집을 꾀하고 있다. 최 원내대표, 김기현 정책위의장, 홍문종 사무총장,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 등 핵심 당직자들과 주호영 의원 등 친이 일각이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충청 지역을 중심으로 한 결속 움직임도 포착된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아호를 모임 명칭으로 내건 운정회로, 12월 발족을 목표로 정우택 최고위원, 이완구·성완종 의원, 정진석 국회 사무총장 등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