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당선언 임박 안철수… 꿈틀대는 야권 권력투쟁
입력 2013-11-03 17:59 수정 2013-11-03 22:39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이달 중 신당 창당을 선언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야권이 꿈틀대고 있다.
이달 중 창당을 선언하고, 다음 달에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시킨다는 로드맵이 가시화되고 있다(국민일보 10월 12일자 1·3면 참조).
안 의원이 내년 6월 지방선거와 7월 재·보궐선거를 겨냥해 창당을 선언할 경우 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주도권 싸움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릐이달 말 제주에서부터 바람몰이할 듯=복수의 안 의원 측 핵심 관계자들은 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안 의원이 이달 중 창당을 선언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기획위원은 “세 축소 우려 때문이라도 창당을 더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역에서는 안 의원이 국회 일정 등을 고려해 이달 말쯤 창당 선언 메시지를 던질 것으로 기정사실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안 의원은 당초 오는 6~7일 예정됐던 제주 방문 일정을 24일로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창당 선언 후 이달 말 제주를 시작으로 전국을 한 바퀴 돌며 세몰이에 나서려는 구상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다른 관계자는 “창당 선언 이후 각 시·도에서 발기인 등을 모으는 작업이 이뤄져야 하고, 이를 토대로 창준위를 띄우게 된다”며 “‘안철수 신당’은 사당(私黨)이 아니기 때문에 미리 발기인을 정해놓고 발표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창당 선언 후 창준위 출범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릐복잡해지는 야권=안철수 신당의 창당은 야권 내 권력투쟁이 본격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10·30 재보선이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2파전이었다면 내년 지방선거 이후에는 3파전으로 치러진다. 특히 민주당과 신당은 수도권과 호남에서 각자의 정치적 명운을 건 치열한 싸움을 펼치게 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안 의원 측은 선거 이후 정계개편을, 민주당은 선거 전 정계개편을 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야권연대 등을 통해 제1야당으로서 주도권을 잡고 지방선거를 치르려는 민주당과 내년 6~7월 선거를 통해 제3당 혹은 대안 야당으로서 입지를 굳히려는 신당의 한판 승부가 불가피한 셈이다.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문재인 의원의 대선 캠프 종합상황실장을 지낸 홍영표 의원이 최근 저서를 통해 ‘문·안 단일화 과정’을 폭로한 것을 두고도 ‘친노무현계의 안철수 견제’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민주당 주류에서 멀어져 있는 손학규 정동영 상임고문 등이 신당과 향후 어떤 관계를 설정할지는 미지수다. 안희정 충남도지사, 송영길 인천시장, 최문순 강원도지사 등 민주당 소속 시·도지사들은 가급적 중립적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안 의원 측의 인재풀과 조직력이 전국 선거를 치르기에는 부족해 결국 선택과 집중을 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다양한 야권연대 조합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안 의원과 가까웠던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와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4일 서울시장 도전설이 나오는 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주도하는 ‘꿈보따리 정책연구원’ 창립 심포지엄에 토론 및 발제자로 참석한다.
엄기영 김아진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