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 "대선개입 몰아붙여 국민 눈도장 받자"… 민주, 대정부질문 지원자 폭주
입력 2013-11-04 04:09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실은 요즘 합격자 발표를 앞둔 수험생 심정으로 원내대표실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 국회 대정부질문을 신청한 뒤 지원자가 많다는 소식을 전해들었기 때문이다.
의원실 관계자는 3일 “최고위원까지 대정부질문 신청을 했다고 한다”며 “최고위원은 매일 언론에 나오는데 초선에게 양보하면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오는 19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되는 정기국회 대정부질문을 앞두고 민주당 의원들의 참여 신청이 폭주하고 있다. 정치 분야를 제외하고는 지원자가 별로 많지 않던 예전과는 달라진 풍경이다.
대정부질문은 정치, 경제1, 경제2, 사회·문화, 외교·통일 등 5개 분야로 진행된다. 민주당은 분야별로 5명씩 총 25명이 대정부질문에 나서는데 현재 신청자는 55명으로 경쟁률이 2대 1을 넘는다. 특정 분야는 경쟁률이 3대 1, 4대 1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져 원내지도부는 공정한 심사를 위해 고심하고 있다.
원내대표실 관계자는 “‘전투력’이 넘치는 의원들을 중심으로 선발할 예정”이라며 “경제, 외교분야 등에서는 지원자가 별로 없어 원내대표가 개별 의원에게 대정부질문을 해 달라고 부탁하던 예전과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전했다.
대정부질문 ‘지원 폭주’는 최근 날선 여야 대치정국과 연관이 깊다. 최근 3~4년 동안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 등 야당이 공세적으로 몰아붙일 만한 ‘빅 이슈’가 없었다는 것이 당의 분석이다.
의원 입장에서는 여러 상임위로 나누어져 주목받기 어려운 국감과는 달리 전국적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무대이기도 하다. 또 민주당 의원들이 8월부터 장외투쟁, 24시 비상국회 등 강행군을 거듭하고 있는데도 정부·여당이 현 정국을 풀 기미가 없자 ‘독’이 올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