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러운 고령층] 퇴직후엔 음식·숙박업 몰려… 생계 유지 위해 저부가가치 산업으로 이직

입력 2013-11-03 17:47


은퇴세대들이 생계유지를 위해 상대적으로 직장을 얻기 쉬운 음식·숙박업과 같은 저부가가치 산업으로 몰리고 있다.

한국은행 조사국이 3일 발표한 ‘산업간 노동이동성 분석·시사점’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저부가가치 서비스업으로 이직한 노동자의 53.8%는 제조업·고부가 서비스업과 같이 더 나은 부문에서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율은 2003년(40.3%)보다 13.5% 포인트나 커진 것이다.

조사국 연구진은 “지난 10년간 저부가 서비스업 근로자가 해당 업에 머무는 비율(75.5%)도 금융·보험 등 고부가 서비스업(46.0%), 제조업(63.0%)보다 높다”고 말했다. 노동의 질이 점차 하향 평준화된 셈이다.

연구진은 그 원인을 생계유지에서 찾았다. 노후가 막막한 은퇴세대들이나 직업을 잃은 직장인 등이 노동시장에 남아 취업이 쉬운 도소매업·음식업·숙박업 등에 투신한 결과라는 것이다.

보통 노동이동은 더 나은 월급, 근속연수, 근무 여건을 위한 상향 이동이 잦아야 바람직하다. 그럴수록 산업간 생산성 불균형이나, 근로자 간 임금격차, 나아가 사회적 불평등이 개선돼서다. 하지만 현실은 노동이동이 생계유지 목적으로 불가피하게 진입 장벽이 낮은 산업으로 쏠리고 있어 생산성 향상을 통한 경제성장 효과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