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유방암 수술 후 림프부종

입력 2013-11-03 17:12


조기 발견과 치료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유방암에 걸리고도 수술 또는 항암 치료 후 장기 생존하는 유방암 환자들이 많아졌다.

중앙암등록본부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 여성 10만 명당 유방암 발생빈도는 1999년 24.5명에서 2010년 45.4명으로 연평균 6%씩 증가했다. 하지만 그 사이 유방암 환자들의 5년 평균 생존율도 높아져 1991∼1995년 사이 평균 78%에서 2006∼2010년엔 평균 91%로 수직 상승했다. 이는 그만큼 우리나라에 장기 생존 유방암 경험자들이 계속 쌓이고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유방암 생존자가 늘어나면서 새로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문제가 생겼다. 바로 유방암 치료 후 흔히 발생하는 ‘림프부종’ 후유증이다.

대개 유방암 환자들은 암 절제 수술 이후 팔이 붓거나 딱딱해지고, 무거워져 움직이기 힘들다는 식으로 이상 증상을 호소한다. 모두 림프부종이 생겼을 때 나타나는 증상들이다.

림프부종은 유방암 치료 후 몇 달 이내, 또는 수년 후까지도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유방암 치료를 받은 사람들은 수년이 지난 후에 발생한 팔의 부종도 쉽게 생각해선 안 된다. 림프부종은 조기에 발견, 적절히 치료하면 회복하기 쉽지만 만성화되면 치료가 그만큼 더 어려워지게 되기 때문이다.

유방암 치료 후 림프부종을 조기에 발견,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으려면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을 때마다 림프부종이 생길 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갖고 체크를 해야 한다. 그러자면 유방암 환자들은 수술 전에 팔꿈치 바깥 위, 아래쪽으로 각각 10㎝ 부위의 팔 둘레를 측정해두는 것이 좋다. 부종 발생 시 병적인지 여부를 가늠하는 기준치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 주기적으로 같은 곳을 측정하거나 부었다고 생각되는 부위를 측정해 반대편 팔과 비교해 보고 1㎝ 정도 차이가 나면 부종이 시작된 게 아닌지 의심해야 한다. 만약 한 곳이라도 2㎝ 이상 차이가 난다면 바로 림프부종 치료에 들어가는 것이 안전하다.

림프부종을 예방하기 위해선 팔과 다리에 과도한 압력을 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옷도 조이지 않도록 여유 있게 착용한다. 물건을 들 때는 붓지 않은 팔을 사용한다. 또 부은 팔에 상처나 감염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한다.

비만해지지 않게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주 3회 이상, 매회 30분 이상 약간 힘든 정도의 활동이 권장된다. 걷기, 자전거 타기 등의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하는 것이 이롭다. 단, 운동을 할 때는 비(非)탄력 붕대, 또는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도록 하자.

림프부종 환자들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정기적으로 림프액을 배출시키는 시술도 받아야 한다. 심하면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부종이 의심되면 미루지 말고 서둘러 병원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신명준 부산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