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삼성 또 삼성… ‘야구 명가’ 굳혔다

입력 2013-11-02 00:57

삼성이 뒷심을 발휘하며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삼성은 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최종 7차전에서 선발 장원삼의 호투와 상대 실책을 틈탄 타선 폭발로 두산을 7대 3으로 제압했다. 1승3패로 몰리다 3연승을 올린 삼성은 시리즈 전적 4승3패로 프로야구 최초로 3년 연속 통합우승(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을 완성했다. 삼성이 프로야구 챔피언에 오른 것은 모두 7차례다(1985년 통합우승 포함). 삼성은 또 1승3패로 몰리다 3연승으로 우승한 최초의 팀으로 기록됐다. 2002년 이후 12년 연속 1위팀 우승기록도 이어갔다.

반면 정규리그 4위팀으로 한국시리즈 첫 우승에 도전한 두산은 정상 일보 직전에서 분루를 삼켰다. 한국시리즈 MVP에는 73표중 40표를 얻은 삼성 우익수 박한이가 선정됐다. 박한이는 전날 3점 홈런에 이어 이날 5타수 3안타 3득점으로 수훈을 세웠다. 시리즈 타율 0.292에 7안타, 6득점.

큰 경기는 작은 실책으로 승부가 나는 법이다. 삼성은 2-2로 팽팽히 맞선 6회말 상대 실책에 편승, 타자 일순하며 대거 5득점하며 승부를 갈랐다. 이번 시리즈에서 1안타에 허덕이던 선두타자 정병곤이 선발 유희관에 이어 바뀐 투수 핸킨스의 슬라이더 통타, 좌전안타를 만들며 출루했다. 삼성은 배영섭이 번트실패로 찬스를 무산시키는 듯 했지만 박한이가 좌중간 2루타로 1사 2, 3루를 만들며 분위기를 달궜다. 위기에서 두산은 이날 3안타를 친 채태인을 고의사구로 내보내 만루작전을 폈다.

실책은 다급할 때 나온다. 긴장이 극에 달하는 순간 최형우의 3루 땅볼을 잡은 이원석이 홈으로 던진 공이 3루주자 정병곤의 손에 맞으면서 굴절, 2루주자까지 홈인했다. 두산 김진욱 감독이 정병곤의 송구방해라며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삼성은 이어 박석민의 중전안타로 주자 2명이 모두 홈인했고. 이어 김태완의 좌중간 2루타가 나오면서 3루주자 박석민마저 홈인,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팽팽하던 승부는 순식간에 7-2로 벌어졌다. 유격수 정병곤은 3회 수비에서 최준석의 타구를 잡았다 놓치며 1실점의 빌미를 제공했지만 6회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만회했다.

삼성은 경기 초반 상위타선의 활발한 공격력으로 수차례 찬스를 잡았지만 5회까지 잔루만 9개 기록하는 비경제적인 야구를 했다. 특히 1-2로 뒤진 3회 2사만루를 놓쳤고 5회말에는 박한이의 좌전안타와 채태인의 1루 강습안타, 최형우의 볼넷으로 만든 1사 만루에서 이승엽의 우전안타로 2-2 동점을 만들었지만 추가득점에 실패, 힘겨운 승부를 가져갔다.

“내 생애 가장 중요한 경기가 될 것”이라며 비장한 각오로 6번 타자로 나선 이승엽은 기대했던 ‘큰 것 한방’은 없었지만 5회 핸킨스를 상대로 1타점 동점 적시타를 쳐 체면은 세웠다.

삼성은 선발 장원삼이 5⅔이닝동안 6안타 1볼넷 2실점으로 물러난 뒤 안지만(6회) 차우찬(7회)을 등판시켜 두산타선을 잠재웠고, 9회에는 마무리 오승환을 내보내 승리를 굳혔다. 해외진출이 유력한 오승환의 국내 무대 마지막 장면이었다.

두산은 7회 손시헌의 홈런으로 1점을 따라붙었지만 만회하기에는 점수차가 컸다. 하지만 두산은 역대 포스트시즌 진출팀 가운데 가장 많은 16게임을 치르며 팬들에게 멋진 가을 야구를 선사한 팀으로 영원히 기억 속에 남게 됐다.

대구= 서완석 국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