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재보선 끝나고… 朴대통령도 입장표명 꽉 막혔던 여야, 이젠 ‘대화’ 타이밍?

입력 2013-11-01 18:33

국가기관의 정치개입 의혹과 대선불복 움직임 등 ‘벼랑 끝’ 이슈를 놓고 충돌했던 국정감사가 사실상 일단락됨에 따라 이제는 꽉 막힌 여야 관계에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일단 여야 원내지도부가 회동을 재개한 것을 놓고선 낙관적인 반응이 나온다. 새누리당 서용교 의원은 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30일 지도부 회동에 대해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다는 데 여야 지도부가 의견일치를 본 결과”라고 해석했다. 국감이 종료돼 정쟁 요소가 많이 희석된 점, 여당의 압승으로 귀결된 재·보궐선거, 야당의 장외투쟁 동력 상실 등의 요인 때문에 ‘대화의 시점’이 도래했다는 관측이다. 양측 진영이 모두 법률과 예산안 처리에 집중해야 할 국면으로 넘어왔다는 진단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정쟁을 멈추고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리자’고 정치권에 입장을 표명한 것도 대화 흐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흘러나오고 있다. 타이밍이 절묘했다는 분석이다. 새누리당의 한 재선 의원은 “박 대통령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는 없지만, 내용보다 ‘타이밍’을 읽어야 한다”며 “민주당이 계속 박 대통령에게 입장을 발표하라고 요구해서 한 만큼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온 셈”이라고 설명했다. 한 새누리당 초선 의원도 “대통령이 여야가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시점을 정확하게 짚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여야 여러 의원과 두루 친하고 신망이 높은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이 국회에 입성해 모종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서 의원과) 가까운 친구 사이로 훌륭한 정치인이기 때문에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서 의원이 향후 여야 관계에 있어서 연결고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 의원 본인도 여야 정치 복원을 위해 ‘화합의 울타리’가 되겠다는 뜻을 등원 명분으로 내세워 공천을 받았다. 서 의원의 핵심 측근인 새누리당 노철래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들이 ‘서 의원이 할 일이 있구나’라는 의미를 부여해줬다”고 말했다. 노 의원은 “민주당에서도 새누리당과의 대화를 원하고 있는데 어떤 힘의 중심, 논리의 중심, 또 당의 역학구도에서의 중심, 그 역할을 할 만한 대화상대가 없다는 것이 민주당의 시각”이라며 “서 의원의 당선으로 여야 관계가 한 차원 높은 희망적인 관계로 풀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