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작 엎드린 정용진 “변종 기업형슈퍼마켓 중단”
입력 2013-11-01 18:01 수정 2013-11-01 23:34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1일 변종 기업형슈퍼마켓(SSM) 의혹을 받는 ‘이마트 상품공급점’에 대해 “변종 SSM으로 보이는 활동을 일절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정 부회장은 의원들이 “이마트가 변종 SSM으로 사업을 확장해 골목상권이 도산할 처지에 놓였다”고 지적하자 이같이 답했다.
그룹 오너로는 이례적으로 국감에 불려나온 정 부회장은 인사를 90도 가까이 하고, 의원들의 지적을 적극 수용하는 등 출석 내내 납작 엎드린 모습이었다. 특히 거센 공세를 예상한 듯 30여쪽짜리 예상 질문지와 답변서도 들고 나왔다.
그에게는 변종 SSM 의혹이 집중 제기됐다. 정 부회장은 이에 “상품공급점 사업은 중소상인들에게 이마트의 영향력을 나눠주기 위한 사업이었다”며 “이렇게 사회적 문제로 불거질 줄 몰랐고 제 불찰이다. 반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간판을 이마트 간판으로 교체하거나 유니폼을 지원하는 등의 사업을 일절 진행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추가 출점을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완전히 중단하겠다”고 했다. 또 “기존 계약 점포는 어떻게 하겠느냐”고 묻자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즉시 재계약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마트 상품공급점은 이마트로부터 상품을 공급받아 개인이 운영하는 슈퍼마켓이다. 개인이 운영해 SSM 규제법을 피해갔지만 상품공급점 직원들이 이마트 유니폼을 그대로 입고 이마트 간판도 내걸어 변종 SSM이라는 의심을 받아왔다.
하지만 신세계 측은 별도 보도자료에서 “정 부회장 발언은 상품공급사업 자체를 안 하겠다는 게 아니고 이마트로 오해할 수 있는 간판 부착, 유니폼 지원, 경영지도 등의 변종 SSM사업을 진행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계약기간이 종료되는 기존점도 간판 부착, 유니폼 지원 등을 중단하겠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정 부회장도 발언의 진의를 다시 확인하자 “간판을 달지 않고, 고객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한다는 차원”이라고 범위를 축소했다.
지난달 15일 국정감사에서 허인철 이마트 대표가 무성의하게 답변한 데 대해선 “직원 교육을 잘못시킨 제 책임이 크며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심려를 끼쳐 죄송하며 진심어린 사죄를 드린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정무위원회의 출석을 거부해 정식 재판에 회부됐으며, 서울중앙지법은 올해 4월 가장 높은 금액인 벌금 1500만원을 선고한 바 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