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부산총회] 세계루터교연맹 엘린 노이엔펠트 총무 “여성만의 신학·저항 언어 필요”

입력 2013-11-01 18:17


女 목회자·신학자 3인 인터뷰

WCC 부산총회에서 여성관련 이슈를 가장 효과적으로 제기한 인물은 엘린 노이엔펠트(45) 세계루터교연맹(LWF) ‘교회와 사회 내 여성을 위한 프로그램’ 총무다. LWF에서 양성(兩性)정의 정책 수립에 앞장서고 있는 그는 여성사전대회에서 발제를 했으며, 청년사전대회 성경공부 강사로 나서 여성 폭력, 빈곤, 사회적 차별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전 세계 빈곤층의 70%는 여성입니다. 형편없는 일자리의 52%는 여성이 맡고 있어요. 남녀간 급여 차이는 선진국이라고 다를 바 없습니다. 스위스는 18.4%, 독일은 21.6%나 차이가 납니다. 프랑스 여성이 남성과 같은 연봉을 받기 위해선 2개월 더 일해야 합니다. 한국도 남녀 임금격차 지수가 0.635입니다. 아이슬란드가 0.873, 핀란드가 0.842인데 말이죠. 한국은 조사국 136개국 중 111위에 불과합니다.”

브라질 신학교에서 구약학을 가르쳤던 신학자이자 목회자인 그가 5년 전부터 스위스 제네바 LWF 본부에서 일하게 된 것은 양성정의 문제 때문이었다. 그는 여성에게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이 문제를 풀 수 없다고 했다.

“대개 가난이나 차별문제는 교육의 부족 때문에 나타납니다. 그렇지만 교육기회가 균등하고 경제적 기회가 보장된 한국에서도 불평등이 큰 데 서 볼 수 있듯이 양성정의는 교육과 관련성이 적습니다. 오히려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노이엔펠트 총무는 양성정의, 양성평등 문제는 개인적 문제가 아니라 사회체제와 조직, 구조의 문제이며 그 핵심에는 가부장제가 자리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남성과 여성은 똑같은 존엄성을 지닌 피조물이자 공동 청지기로 권리를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면서 “교회는 성경적으로 가부장제가 잘못됐음을 지적하고 여성문제 해결을 위한 강력한 플랫폼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양성평등을 확산시키기 위해선 일상에 뿌리내린 여성만의 신학적 언어, 저항의 언어를 만들어내야 한다”면서 “여성신학이 전 세계 고통 받는 여성들에게 생명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