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힘 세졌네∼ 오바마 제치고 영향력 있는 인물 1위 올라
입력 2013-10-31 19:34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제치고 전 세계 최강자로 꼽혔다. 국내외 문제를 가리지 않고 배짱과 역량을 유감없이 드러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전 세계 인구 1억명당 1명꼴로 올해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72명을 선정한 결과 푸틴이 정상을 차지했다고 3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지난해 1위였던 오바마는 3위였던 푸틴에게 밀려나면서 2인자에 그쳤다.
포브스는 수백명을 후보로 올린 뒤 한 사람이 좌우할 수 있는 인구와 경제적 자원이 얼마나 많은지 평가했다. 또 활동 분야가 다양할수록, 힘을 활발하게 사용한 인물일수록 높은 점수를 매겼다.
푸틴은 활약상 면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영향력은 특히 시리아 화학무기 사태 등 국제 현안과 맞물려 크게 부각됐다. 오바마가 시리아 공격을 밀어붙이던 지난 9월 푸틴은 시리아에 화학무기 포기를 전격 제안하며 평화적 해결의 물꼬를 텄다. 7월에는 미 국가안보국(NSA)의 불법적 정보수집 실상을 폭로하고 미국에 쫓기던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임시 망명을 받아들였다.
오바마는 이들 국제 현안에서 번번이 푸틴에 밀렸다. 미국 내에서도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과 디폴트(채무불이행) 임박 사태를 겪으며 위기관리에 약한 지도자의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9위였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3위로 급부상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각각 4위와 5위를 했다. 이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 마이클 듀크 월마트 최고경영자(CEO)가 차례로 6∼10위에 올랐다.
한국인 중에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32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41위), 박근혜 대통령(52위)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계 외국인으로는 마사요시 손(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45위)과 김용 세계은행 총재(50위)가 포함됐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46위로 지난해(44위)보다 하락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