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부산총회] 트베이트 WCC 총무 “한반도 통일, 전세계 함께 기도할 때 가능”
입력 2013-10-31 19:03 수정 2013-10-31 21:23
WCC 부산총회는 31일 본격적인 회의를 시작했다. WCC와 한국준비위 대표가 마이크를 잡은 첫 공식기자회견에서는 전 세계에서 온 100여명의 취재진이 회견장을 가득 채웠다.
울라프 픽쉐 트베이트(사진) 총무가 전날 밝힌 ‘한반도 분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당사국 교회 지도자들의 고위급 회담’에 관심이 쏠렸다. 트베이트 총무는 기자회견에서 “남북한 교회가 한자리에 모여 같은 곳을 바라볼 수 있게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필리핀에서 온 한 기자는 “한국이 휴전 상태를 끝내고 평화 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필리핀 교회는 무엇을 해야 하나”라고 물었다. 월터 알트만 WCC 중앙위 의장은 “평화협정은 관련 당사자들에게 달린 일이지만, 교회는 강렬한 소망을 표현하면서 정부와 여론에 호소할 수 있다”며 “믿음의 공동체인 세계 교회가 함께 기도하며 평화를 위한 대화의 자리를 만들어가자”고 강조했다. 트베이트 총무는 “WCC가 그동안 세계 곳곳의 갈등과 분쟁 속에서 고통 받는 이들을 섬겨왔고 서로를 이어주는 일을 했다”며 “그것이 교회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는 WCC 총회 직전 북한을 방문해 조선그리스도교연맹 관계자들을 만나고 판문점 북측 지역까지 찾아갔다. 트베이트 총무는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 어떤 일을 이루실지 누구도 알 수 없다”며 남북한의 통일 역시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음을 강조했다. 한국 준비위원장 이영훈 목사도 “전세계 교회가 한반도의 평화 통일을 위해 기도하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 참으로 감사하다”며 “통일은 인간의 힘으로 되지 않고 전세계가 함께 기도할 때 물꼬가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무슬림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독교인 박해에 대한 WCC의 대처 방안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트베이트 총무는 “이번 총회 기간 중 종교의 자유를 주제로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 시대 그리스도인들의 연대를 표시할 새로운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WCC 중앙위원과 총무, 의장 등을 뽑는 선거도 총회 기간 중 치러진다. 총대들은 31일 각 대륙별로 모임을 갖고 누구를 중앙위원에 추천하고 임원 후보로 내세울지 마지막으로 조율했다. 특히 아시아 대표 몫으로 할당된 WCC 총회 의장직을 한국이 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벡스코 주변에서는 WCC에 반대하는 집회가 간간이 이어졌지만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시위 인원은 크게 줄었다. 알트만 의장은 “과거 다른 총회 때에도 WCC에 반대하는 집회가 있었지만, 대부분 근거 없는 주장과 오해에 비롯된 것이었다”며 “내가 남미 교회 협의회 회장이었을 때 보수적인 교회들과 적극 대화를 했더니, 반대가 곧 사라졌다.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 한 형제자매이니 서로 존중하고 대화하면 더 가까워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부산=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