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전쟁 준비하는 상황”

입력 2013-10-31 18:35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를 둘러싼 중·일 간 갈등이 전쟁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고조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30일 ‘일본은 미국에 의지해서 중국에 대항하기 어렵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중·일은 이젠 상호 공격과 경고 외에 할 수 있는 다른 말이 없어졌다”며 “전쟁을 준비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양국이 현재 서로의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면서 “한편으로는 조심스럽게 상대가 인내할 수 있는 임계점을 타진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군사 충돌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전날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이 “중국이 센카쿠 근해에 침입한 행위는 평화 시기와 긴장 상태의 ‘회색지대’로 들어선 것”이라고 중국을 공개 비판한 것에 대해 정면으로 경고한 것이다.

환구시보는 또 일본이 미국만 믿고 행동하다간 얻는 게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문은 “일본의 도발적인 태도는 부분적으로 미국의 묵인 아래 이뤄지고 있지만 중·일 간에 군사 충돌이 발생하더라도 미국은 ‘균형자’로서의 역할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중국은 일본에 대한 비난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환구시보는 지난 29일 주 일본 중국대사관이 중국 해경선의 센카쿠 영해 진입사태에 대해 일본 정부가 외교적으로 항의한 데 대해 “항의를 받지 않겠다”며 거부의사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상대 국가의 외교적 항의를 ‘거부’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정례브리핑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최근 “힘에 의한 현상변경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을 겨냥하는 발언 등을 한 데 대해 ‘도발적 발언’ ‘안하무인’ 등의 표현을 동원해 비난한 바 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