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회사채 파실 분” 피해자에 매수 제안 나와
입력 2013-10-31 18:30
동양그룹 투자 피해자들에게 “동양 부실 계열사들의 회사채를 사들이고 싶다”는 제안이 전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투자 사기에 민감해진 피해자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31일 ㈜동양 등 동양그룹 계열사 회사채 투자자들이 만든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동양과 동양시멘트, 동양증권이 발행한 회사채를 사려 하니 연락을 달라”는 익명의 글이 올라왔다. 매입을 원하는 채권은 동양 267·268, 동양시멘트 15·16, 동양증권 79·80·83으로 명시됐다. 글에는 “금융감독원에 채권 보유를 신고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도 달렸다.
금융투자업계는 이 투자자가 부실 회사채를 저가에 매입하면 법정관리 뒤 차익을 얻을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해석한다. 동양과 동양시멘트는 지난 17일 법정관리 개시 결정이 내려졌고, 동양증권은 법정관리를 신청하지는 않았지만 ‘동양 사태’의 중심에 있다는 평판 때문에 현재 채권값이 크게 하락한 상태다.
하지만 향후 채무 상환 과정에 변수가 많은 만큼 이러한 투자에는 상당한 위험이 따른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같은 맥락에서 주식시장 상장폐지 종목도 사설 거래로 헐값에 자주 사고팔지만 위험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동양그룹 투자 피해자들은 이 제안에 응하지 않고 채권단 형성을 꾀하는 분위기다.
이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