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받는 새누리 “대선 불복에 심판”… 힘빠진 민주당 “철저한 지역 선거”

입력 2013-10-31 18:19


새누리당은 10·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기대 이상의 압승을 거두며 향후 국정 운영의 주도권을 쥐게 됐다. 선거를 통해 ‘민심은 민생’이었다는 점이 확인된 만큼 경제 살리기, 민생 챙기기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전략이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3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재보선을 통해 과거보다는 미래, 정쟁보다는 민생 안정과 경제 활성화에 정치권이 더 분발해 달라는 분명한 국민의 뜻을 확인했다”며 “여야는 선거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그 속에 담긴 국민 의사를 존중하며 받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당장 남은 정기국회 기간 산적한 민생법안과 경제 활성화 법안을 비롯해 민생을 살피는 일을 철저히 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창조경제를 통한 국가경제 재도약을 국회가 견인하는 데 여야 모두 힘을 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국민께서 지역을 발전시키고 박근혜정부를 반드시 성공시키라는 여망을 담아 선택한 결과”라면서 “대선 불복 유혹에 빠져 민생을 내버려둔 채 정쟁에 몰두하는 야당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재보선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민심은 민생이고, 정쟁에 골몰하는 정치세력은 민심의 싸늘한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절실히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패배가 아쉽기는 하지만 여당 텃밭에서 치러진 ‘초미니 선거’였다는 점을 강조하며 애써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24시 비상국회운영본부 회의’에서 “두 후보가 최선을 다했지만 워낙 새누리당 아성이었다”면서 “지지율 격차를 좁히지 못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더 노력하고 정진하는 민주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민병두 전략홍보본부장은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중대선거였거나 민주당이 승부를 걸어볼 수 있는 지역구였다면 박근혜정부 심판론이나 댓글 사건 심판론을 발전시켰을 것”이라며 “철저한 지역선거였고, 내년 지방선거에도 별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당 내부적으로는 민생에 더 주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점을 의식한 듯 이날 24시 비상국회운영본부 회의는 세제 개편안, 전월세 대책 등 민생 이슈에 초점이 맞춰졌다.

박지원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손학규 상임고문이 화성에 출마했다면 승리”라며 “민주당은 망하고도 보지 못하고, 이길 수 있는 후보도 못 알아본다”고 비판했다.

권지혜 엄기영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