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입장 표명’을 보는 시각… 與 “이제 민생을 챙기자”

입력 2013-10-31 18:09

새누리당은 이번 입장 표명을 박근혜 대통령의 자신감으로 해석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 30일 재·보궐선거 결과를 보고 민주당이 제기한 정부기관의 대선·정치 개입 이슈가 국민들에게 더 이상 먹혀들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 같다는 분석이다. 민심을 확인한 박 대통령이 민주당의 공세를 의식하지 않고 민생 챙기기 등에 주력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해석했다.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31일 “정쟁으로 진실규명에 어려움을 겪는 국가정보원 사건이 정치적인 의도로 변질되는 것을 막고자 한 박 대통령의 발언은 적절했다”면서 “다시 한번 댓글 의혹 사건에 대한 진솔하고 확고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이 메시지를 내놓은 타이밍에 주목했다. 압승을 거둔 재보선 이후에 입장을 내놓은 것은 현명한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황우여 대표는 “박 대통령이 재보선 전에 입장을 발표했으면 민주당이 선거 개입이라고 주장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면서 “선거도 끝났으니 여야가 정쟁을 중단하고 민생 챙기기에 매진하자는 당부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재보선을 대충 이겼으면 입장 발표도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민주당이 그토록 요구하던 박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나왔으니 여야 대화의 물꼬가 트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의 자신감은 ‘개인적으로 의혹 살 일을 하지 않았음에도’라는 표현에서도 느껴진다. 새누리당 관계자들은 “현 정부 잘못도 아닌, 전 정부 잘못을 왜 박 대통령이 사과해야 하느냐”고 입을 모았다.

새누리당 고위 관계자들은 “박 대통령이 ‘사법부 판단을 기다려보자’고 한 것은 지금 여야가 싸워봤자 무의미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사법부에서 유죄 판결이 나온 뒤 단호하게 책임을 물어도 늦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에 대한 날 선 비판도 빠지지 않았다. 영남권 의원은 “대통령과 국무총리까지 나서서 철저한 수사 의지를 밝혔는데 민주당은 철 지난 공세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다른 의원은 “박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상 사법부가 정부기관에 책임을 물을 경우 상상을 초월하는 개혁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