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무사령관 교체… 국방장관 인사 문제점 靑에 건의했다 괘씸죄 걸린 듯

입력 2013-10-31 18:04 수정 2013-11-01 00:31
최근 군 인사에서 이례적으로 부임 6개월 만에 전격 교체된 장경욱(소장·육사 36기) 전 기무사령관이 인사문제 등으로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31일 알려졌다. 특히 김 장관이 자신의 인사 방식을 문제 삼아 청와대에 개선을 건의한 것으로 전해진 장 전 사령관을 군 기강 차원에서 경질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군 소식에 정통한 여권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결론은 (장 전 사령관이) 해야 할 일에 대해서, 자신의 업무에 대해서 잘못이 있었다”며 “장관에게 구두로 이런저런 여론이 있다는 것 정도는 말할 수 있지만 다른 데 가서 ‘이런 지휘관은 이렇다 저렇다’라고 얘기하는 것은 군 기강의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장 전 사령관이 지난 4월 부임한 뒤 김 장관의 인사에 대한 군내 불만들을 정리해 청와대에 올렸다는 얘기가 돌았다.

이 관계자는 “장관이랑 두 번 통화하면서 물어봤더니 ‘일이 그렇게 됐다’고 하더라”면서 “세련되지 않은 업무 처리, 절차상 문제 이런 것들이 겹쳐서 그런(교체한) 것으로 듣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장관이 보직 해임할 때 확실한 팩트(사실) 없이 하면 큰일 난다”면서 “사령관뿐 아니라 참모장, 100부대장(국방부 기무부대장)까지 세트로 바꿨다는 것은 중대한 사실이 있었던 게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청와대 개입설에 대해서는 “청와대에서 뭐하려고 그러겠느냐”며 “(이번 인사는) 고장난 시스템을 바로잡기 위한 국방장관의 고유권한 행사”라고 밝혔다. 기무사령관 출신의 또 다른 여권 관계자도 김 장관과 장 전 사령관의 갈등설에 대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무사령관이 시대가 바뀌었는데도 과거처럼 행세하려 했다”며 “이런 점이 교체 사유 가운데 하나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동안 김 장관의 인사 스타일에 대해서는 국방부와 각 군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 김 장관이 함께 일했던 사람들을 상당수 승진시키는 일이 잦아 ‘자기 사람 챙기기’가 심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L장군의 경우 장관 군사보좌관으로 재직 시 준장으로 진급된 지 1년 만에 소장으로 진급되고 ○○사단장으로 부임했다. 이 사단은 기갑사단이어서 인사 전문인 L장군이 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평이 많았다. L장군은 노무현 정부 때 육군본부 인사문제로 여러 차례 불이익을 본 적이 있지만 김 장관이 부임한 뒤 지나치게 빨리 진급했다는 비판이 있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