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사업본부, 부적정 투자로 수백억 수익 기회 날려”

입력 2013-10-31 18:04

우정사업본부의 총체적인 부실이 드러났다.

예금이나 보험 자산을 금융상품에 투자하면서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수백억원의 수익 기회를 날리는가 하면 특정우편물에 정상 우편요금보다 지나치게 낮은 가격을 적용해 올해 우편사업 적자가 9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감사원은 지난 5∼6월 우정사업본부의 최근 3년간 우편 및 우체국 금융사업과 경영관리 전반에 대해 감사를 실시한 결과 우체국 구조조정을 통한 경영합리화 추진미흡, 금융상품 투자 및 관리 부적정, 우편요금 감액제도 운영 부적정 등 총 16건의 문제점을 적발해 우정사업본부장에 주의를 통보했다고 31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는 지난해 3조8000억원을 투자한 기업어음(CP) 매칭형상품을 파는 과정에서 CP 매도가격의 적정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기회수익 259억원을 날린 것으로 추정됐다. 또한 본부는 우편물 종류별로 과도한 감액률을 적용해 감액 대상 우편물 전체의 원가보상률(수익/원가)이 87.16%에 불과해 이로 인한 손실이 총 1042억원에 달했다.

아울러 본부는 우정사업 경영합리화 기본계획(2009∼2011년)에 우체국이나 우편취급국, 출장소에 대한 통·폐합 등 경영수지 개선 내용을 포함했지만 정작 연차별 시행계획에는 이러한 내용이 빠져 구조조정이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우표 이용 감소 추세에도 보통우표 발행이 지나쳐 재고 처리로 인한 예산 낭비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본부는 2010년 이후 매년 보통우표 발행량을 우표가치를 유지한다는 이유로 1억장 이상씩으로 정했고, 지난해 발행한 우표는 1억2200만장이었지만 같은 해 누적 재고량은 발행량의 69%인 8463만장에 달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