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처장, 2012년 7월 강연서 대선 관련 발언했다”… 민주 강기정 의원, 동영상 공개

입력 2013-10-31 18:04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31일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대선과 관련된 강연을 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하고, 박 처장을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즉각 고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기정 의원이 국회 정무위의 국가보훈처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영상에는 박 처장이 지난해 7월 한 조찬강연에서 “전문강사를 위해 나라사랑교육 교재를 만들었고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중점적인 교육을 하고 있다”며 문제의 교재를 만든 주체가 보훈처임을 밝히고 있다. 또 박 처장이 지난해 1월 국가정체성회복국민협의회 신년회에서 “대한민국을 만든 위대한 세대, 여러분들이 다시 한 번 결집·단결해야 한다”며 “금년에 한·미동맹을 중시하는 지도자와 남북공조를 중시하는 지도자 중 누구를 선택할지에 국가의 미래가 걸려 있다”고 주장한 내용이 담겨 있다.

민주당은 박 처장의 이 같은 발언이 국가공무원법상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기식 의원은 기자간담회에서 “(동영상 속) 올해 1월 신년교례회에서 ‘뜻한 바를 작년에 이뤘다’고 말하는 박 처장은 선거과정에 개입했음을 자인했다”고 주장했다.

또 박 처장이 명백한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여야 간사 간 협의를 통해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상 위증 혐의로 추가 고발하기로 했다.

한편 지난 28일에 이어 이날도 박 처장의 국감 답변 태도가 논란의 대상이 됐다. 박 처장은 강 의원의 질의에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반발하는 등 불성실한 태도를 취했다. 이에 새누리당 소속인 김정훈 정무위원장도 “선거유세장도 아니고 애매하게 정치적 답변을 하지 말라”고 질타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