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교파 벽 초월한 외딴 섬마을 교회 사랑

입력 2013-10-31 17:47


전남 여수시 화정면 남해바다의 외딴 섬 송여자도(島). 육지에서 배를 타고 30분 이상 가야 하는 거리에 20가정만 살고 있는 이 곳에 얼마 전 현대식 건물이 세워졌다. 송여자생명교회의 새 성전이다.

송여자생명교회는 원순희(68·여) 목사가 2006년 빈농가를 수리해 예배를 드리며 출발했다. 경남 거창 임불 마을에서 교회 개척 후 주민들을 섬겼던 원 목사는 교회가 어느 정도 성장하자 사임하고 함께 사역했던 정은경(여) 목사와 함께 송여자도로 들어왔다.

원 목사는 3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몇 안되는 주민이 살고 있는 외진 섬이라 복음이 잘 전해지지 않았던 이곳에 사명을 갖고 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매일 마을회관에서 노인들에게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복음서를 전했다. 8개월 후 10명의 노인이 예수를 영접했고, 7년이 지난 올해까지 섬 인구의 절반인 22명이 신앙을 갖게 됐다. 성도수가 늘면서 이들에게는 좀 더 여유 있는 예배공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가난한 어촌 주민들의 형편으로는 예배당 건축이 여의치 않았다.

송여자생명교회의 사정은 신바람낙도선교회를 통해 서울 해오름교회에 전해졌다. 해오름교회 국내선교부는 새 예배당 건축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해오름교회는 송여자도에 600여평(1983㎡)의 대지를 구입하고, 건축비로 1억6300만원을 지원했다. 지난 5월 착공한 이후 5개월간 공사 끝에 58평(192㎡)의 건물(예배당과 사택)이 완공됐고, 지난 22일 헌당예배를 드렸다. 원 목사는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일이 이뤄졌다”며 “특히 예장백석 소속인 해오름교회가 예장통합 소속인 송여자생명교회를 도운 것은 교회가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연합한 감동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해오름교회 최낙중 목사는 “이 땅에 그리스도의 교회를 세워 민족 복음화를 이루는 것에 교단·교파의 차이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