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메신저시장 ‘지각변동’… 카톡·라인 이어 ‘11억 활동’ 페이스북도 본격 가세
입력 2013-10-31 17:36 수정 2013-10-31 22:36
스마트폰 상용화와 함께 성장한 모바일 메신저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내 업체가 개발한 모바일 메신저의 해외 사용 인구가 늘면서 각 프로그램의 세계시장 점유율 싸움이 커지고 있다.
카카오톡이 본격적으로 문을 연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네이버가 자회사 라인플러스를 통해 출시한 라인(Line)의 가입자 수가 지난해부터 급증했다. 이어 최근 페이스북도 메신저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나서 업계가 시장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 29일(현지시간) 안드로이드용 페이스북 메신저의 업데이트 버전을 일부 사용자에 한해 시범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업데이트 특징은 페이스북 친구가 아닌 사람과도 페이스북 메신저로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상대방이 페이스북을 안 써도 내 휴대전화 주소록에 전화번호가 등록돼 있으면 메시지 송수신이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31일 “기존 페이스북 메신저가 페이스북의 부가기능 정도였다면 이번에는 디자인과 기능을 업그레이드해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독립된 애플리케이션으로 출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의 이런 전략은 모바일 메신저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SMS) 기능까지 대체하는 상황을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 경우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페이스북의 월간 활동사용자 수(월 1회 이상 페이스북에 실제 접속해 활동하는 인구)는 전 세계 11억9000만명에 육박한다. 모바일 활동사용자는 월 8억7400만명으로 집계된다. 이들이 다른 모바일 메신저와 SMS 대신 페이스북 메신저를 사용하게 된다면 경쟁 업체들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라인의 경우 동일본 대지진을 기점으로 일본에서부터 사용자가 급격히 늘어 현재 230개국에서 2억8000만명이 쓰고 있다. 사용 언어도 한국어 영어 일본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등 17개로 늘었다. 라인은 출시국의 문화에 맞는 스티커 등 현지화 전략으로 해외에서 먼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페이스북이 라인의 스티커를 벤치마킹해 메신저 스티커를 출시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계속 늘어나는 해외 가입자를 충분히 수용하기 위해 이날 라인플러스에 1000억원을 추가로 투자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국내 원조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은 230개국 13개 언어로 1억2000만명이 사용하고 있고, 특히 국내에선 사용자가 가장 많은 모바일 메신저다. 카카오톡과 라인은 모바일 버전과 함께 PC 버전도 출시했다.
업체들은 시장 상황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페이스북이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지만 그렇다고 사람들이 페이스북 메신저에까지 매력을 느낄지, 아니면 오래 사용해온 기존 모바일 메신저를 더 편하게 생각할지는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모바일 메신저는 스마트폰에 설치만 하고 쓰지 않는 경우도 많아 추후 점유율 분석 때 실제 사용자 수가 얼마인지 잘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