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문화영웅’ 이어령의 생생한 삶과 치열한 정신

입력 2013-10-31 17:21


창조의 아이콘, 이어령 평전/호영송(문학세계사·1만4000원)

비평가, 소설가, 시인, 편집인, 언론인, 초대문화부 장관, 88서울올림픽의 개폐회식 기획자, 대학교수, 사상운동가…. 다양한 분야를 섭렵한 그를 대만의 문화비평가 임어당은 ‘아시아의 별’이라고 했다. 일본의 국민작가 시바 료타로는 ‘자기를 객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한국의 문화영웅’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 주인공은 이어령이다.

올해 12월 산수(傘壽·80세)를 맞는 이어령은 ‘평생 자서전은 쓰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책은 스스로는 되짚어볼 리 없는 창조자로서의 다면적 얼굴, 70대 중반에 기독교인이 된 삶의 내밀함을 다초점 렌즈로 조명하고 있다.

24세이던 1956년에 ‘우상의 파괴’로 등단한 그의 궤적을 따라가는 것은 전후 우리 문단사와 함께 문화사를 훑는 일이다.

자서전에 버금갈 만큼 이어령의 생생한 삶과 치열한 정신을 담고 있는 것은 저자가 이어령이 창간 주간이었던 문학사상 기자로 일하면서 오랫 동안 그를 지켜보면서 자료를 수집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세상에 히어로는 많다. 그러나 이어령은 하나밖에 없다’는 찬사를 바친다.

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