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가 궁금한 것 질문 30년 동안 성실하게 답변했어요”… KBS1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입력 2013-10-30 18:53


여러 가지 질문에 30년 동안 성실하게 답했다. 지금이야 포털 사이트에 검색하면 그만이지만 인터넷이 없던 시절에는 궁금증을 쉽게 해소하기 어려웠다. 간간이 방송사로 이것저것 물어오는 전화는 일상에서 궁금한 질문과 답변이 오가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자는 기획으로 이어졌다. 그렇게 KBS1 TV 교양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세요’가 탄생했고 1983년 10월 31일 첫 방송을 시작했다.

31일 30주년을 맞은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는 장수 프로그램답게 화려한 기록을 자랑한다. 총 방송횟수 8073회, 총 방송시간 6662시간, 역대 진행자 29명, 각계에서 출연한 전문가만 1만2118명에 달한다. 1년 전부터 이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이관형 PD는 “많은 선후배, 동료들이 시청자들과 함께 매일 호흡하다보니 그런 대기록이 쌓인 것 같다”며 겸손해 했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는 세대별, 시기별로 다루지 않은 아이템이 거의 없을 정도다. 첫 방송 소재를 연탄으로 시작해 1980년대엔 껌, 마가린, 난로 등 생활밀착형 아이템이 주를 이뤘다. 진돗개 감별법, 새로 개발된 국산 내의가 정말 따뜻한지 알아보는 실험, 오줌싸개 퇴치법, 노래방에서 재미있게 노는 법 등 이색 아이템도 다뤄졌다. 전국적으로 쥐잡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던 시절에는 서울 고양이가 시골 쥐를 잡아먹는지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고양이와 쥐가 생방송 스튜디오에 등장하기도 했다.

1990년대 후반에는 IMF 외환위기로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라면가게 등 소규모 창업 아이템이 다뤄졌고 2000년대 들어서는 디지털 카메라와 등산같은 취미형 아이템이 등장했다. 최근에는 건강과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건강, 의학 관련 정보가 많이 다뤄지고 있다. 이 PD는 “30주년 특집을 준비하면서 지난 아이템들을 되돌아보니 국민의 관심사가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알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정보가 흘러넘치는 시대에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이 PD는 “각종 질문과 소문, 괴담을 알아보려면 많은 전문가들을 만나 최대한의 검증을 해야 한다”라며 “시청자들에게 확실한 해답을 주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잘못된 정보는 가려주기 위해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직도 산간벽지에서 하루에 5통 정도의 편지가 도착한다. 전체 아이템으로 잡지는 못해도 작은 코너로라도 답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소 감각이 떨어지고 비슷한 포맷의 반복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화상전화 연결과 의료 제휴 서비스 등 시청자들을 직접 찾아갈 수 있는 다양한 시도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이 PD는 “KBS가 있는 한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는 계속될 것”이라며 “시의성과 정보성을 모두 갖춘 진정한 간판 프로그램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