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부산총회] WCC 10차 총회 부산 벡스코서 개막… 세계 그리스도인, 십자가와 성경 함께 들다

입력 2013-10-30 18:30 수정 2013-10-30 21:34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가 30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막을 올렸다.

2009년 8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총회 유치가 결정된 지 꼭 4년2개월 만이다. ‘세계 기독교의 유엔 총회’라 일컬어지는 WCC 총회 개최를 통해 한국교회는 바야흐로 ‘변방에서 중심으로’ ‘받는 교회에서 주는 교회로’ 거듭남을 공식 선포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한국 기독교 역사 130년 만에 세계교회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교회의 일치와 연합, 선교, 빈곤 및 폭력 해결을 위해 섬김 사역의 지경을 세계 무대로 활짝 넓힌 것이다.

김삼환 WCC 한국준비위원회 대표대회장은 이날 오후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개막식 축사에서 “전 세계는 지금 정치·경제·사회·문화·군사적 대결과 광범위한 차별, 억압으로 전대미문의 위기에 놓여 있다”면서 “이같은 상황에서 세계교회 지도자들은 선교와 봉사의 사명을 회복하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예언자적 사명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월터 알트만 WCC 중앙위원회 의장이 개회를 선언하면서 제10차 부산총회가 공식 개막했다. 브라질과 사이프러스, 남아프리카, 피지 등지에서 온 청년들은 삶 속에서 겪는 다양한 갈등 속에서 평화와 정의, 생명의 메시지를 전해달라고 WCC에 요청했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축사에서 “한국에 기독교를 전한 선교사들이 첫발을 디딘 도시가 부산”이라며 “부산에서 울려 퍼지는 정의와 평화의 노래가 온누리에 두루 퍼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개막식의 백미는 한국 기독교 역사를 30분 안에 녹여낸 공연이었다. ‘복음의 씨앗(1885∼1948)’이 맺어지고, ‘고난과 기도(1948∼현재)’의 세월을 거쳐 ‘통일과 평화’를 염원하는 한국교회의 과거와 현재 모습을 국악과 성악, 오케스트라, 풍물패 등으로 표현해 낸 종합 예술 무대였다.

앞서 오전에 열린 개막예배는 다양성 속의 일치를 추구하는 WCC의 존재 목적이 오롯이 드러나는 시간이었다. 기독교 역사가 1500년이 넘는 정통 기독교 국가 교회부터 불과 수십 년 전 복음을 받아들인 아시아 지역의 신생 회원교단에 이르기까지 110개 참가국 회원교회와 30여 참관국 성도들이 한마음으로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시간이었다.

설교 메시지는 카레킨 2세 아르메니아정교회 총대주교가 전했다. 아르메니아는 301년 세계 최초로 기독교를 국교로 받아들인 나라다. 카레킨 2세 총대주교는 누가복음 24장 25∼26절을 중심으로 전한 메시지를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기독교인들이 새로운 삶의 자세를 갖추는데 있어서 회복해야 할 요소로 4가지를 꼽았다. 도덕성 회복과 교육을 통한 이웃 존중, 가정의 회복, 평화를 위한 노력 등이다.

내달 8일까지 이어지는 총회에서는 중앙위원 및 의장 선출, 헌법개정 등 주요 회무가 기도회 및 성경공부 등과 병행된다. 주말에는 임진각과 도라산 방문 등을 통해 지구촌의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국을 이해하고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기회도 가질 예정이다. 워크숍과 전시회, 토론회 등이 펼쳐지는 ‘마당’ 행사도 함께 열린다.

부산=박재찬 백상현 최승욱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