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1950년대 핵무기 생산 추진”
입력 2013-10-30 18:28
일본이 1950년대에 핵무기 생산을 추진했다는 사실이 미국 국무부 보고서를 통해 밝혀졌다. 또 미국은 1970년대 일본의 핵무장 능력 보유에 우려를 표명했던 것도 드러났다.
미국의 사설 연구기관인 노틸러스 연구소는 29일(현지시간) 국무부 극동지역 연구부서가 1957년 8월 2일 작성한 보고서를 입수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는 1945년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뒤 일본 여론은 핵무기 생산에 부정적이었지만 1950년대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총리를 비롯한 보수정권은 핵무기가 일본 방위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으며 핵무기 생산 계획이 실행 가능하다고 여긴 것으로 묘사돼 있다. 기시 총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현 총리의 외조부다.
당시 일본은 핵무기가 현대전에서 필수적이라고 여겼으며 보수 지도자들은 핵무기가 일본에 인접한 공산국가의 인해전술에 맞서는 효과적인 균형추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했다. 다만 정치적 폭발성이 큰 이슈를 공개적으로 거론해 얻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고 생각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보고서는 당시 일본이 과학기술과 자원이 풍부하고 예상치 못한 군사적 효과를 낼 신형 무기를 개발할 능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히로시마 타입의 핵무기를 다수 개발하는 데 최단 5년 만에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소는 현재의 일본을 잠재적인 핵무장 국가로 평가하면서 일본의 기술력과 자원, 자본력을 볼 때 언제든 단시간 내에 핵무기를 생산해낼 능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교도통신은 30일 미국이 1970년 일본의 핵무기 보유 능력에 우려를 표명했다고 일본 외교문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1977년 2월 23일 도고 후미히코 당시 주미 일본대사가 작성한 외교문서에는 미 군축부서 당국자가 주 오스트리아 일본대사관 직원에게 “일본 경수로에서 생산된 원자로급 플루토늄으로 폭탄을 만들 수 없다는 통설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이런 언급은 일본이 이바라키현에 핵재처리 공장을 설치하는 것에 대한 반대 맥락에서 나온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