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天安門 차량 폭발은 테러 공격” 공식 확인

입력 2013-10-30 18:28 수정 2013-10-30 22:54

중국 당국이 30일 천안문(天安門) 앞 차량 폭발사건을 ‘테러 공격’이라고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베이징시 공안국(경찰국)은 이날 오후 “도망 중이던 용의자 5명을 10시간 만에 모두 체포했다”며 사건 전모를 공안국 공식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공개했다.

경찰은 이를 통해 “폭발한 차 안에서 종교적인 내용이 적힌 깃발, 휘발유, 쇠몽둥이, 대형 칼 등이 발견됐다”면서 “이번 사건은 조직을 통해 면밀히 준비한 폭력적인 테러 공격”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특히 용의자들을 체포한 장소에서 ‘성전(聖戰)’이라고 쓴 깃발을 발견했다.

이처럼 이례적으로 서둘러 사건 전모를 공개한 것은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서 서방 언론의 질문이 쏟아지는 등 이번 사건이 세계적인 관심사로 대두된 데 따른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면서도 중국 당국은 이번 사건의 민감성을 의식해 공식적으로는 ‘10·28 사건’이라고만 부르면서 사건 명칭에 그 성격을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체포된 용의자 5명은 사건 현장에서 숨진 범인 3명과 서로 아는 사이라고 진술했다. 이들 5명의 이름은 위장산 우쉬얼, 구리나얼 퉈후티니아쯔, 위쑤푸 우마이얼니야쯔, 부젠나이티 아부두카디얼, 위쑤푸 아이하마이티로 밝혀졌다.

지프차를 몰고 돌진해 현장에서 숨진 3명은 일가족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우스만 아이산과 그의 아내, 어머니가 차를 몰고 고의로 천안문 앞 인도의 관광객들을 들이받고 금수교 난간으로 돌진한 뒤 차 안에 있던 휘발유 통에 불을 붙였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은 이번 사건이 신장위구르자치구 독립운동인 ‘동(東)투르키스탄 독립운동’(동투)과 관련이 있다는 관측을 뒷받침한다. 동투 조직 중 ‘동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은 검은 바탕에 흰색 글자가 적힌 깃발을 성전 깃발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홍콩 성도일보(星島日報)는 이날 폭발 차량 안에 타고 있던 남성이 소수민족의 글자 같은 기호가 적힌 검정 깃발을 흔들고 있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 보도를 인용해 전했다.

이번 사건에 따라 신장 등 소수민족 지역에 대한 중국 당국의 통제가 더욱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장위구르자치구는 한족과 위구르족 간 인종 분쟁이 끊이지 않아 중국 당국은 이곳을 ‘민감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18기 3중전회(당 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를 목전에 두고 마오쩌둥(毛澤東) 초상화가 걸려 있는 천안문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테러사건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중국 지도부는 이를 중대 사안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