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11개 대학 입학… 자율고 약진, 일반고 퇴조

입력 2013-10-30 18:22


서울 주요 대학 입학생들 중 일반고 출신의 비율이 크게 감소한 반면 올해 처음으로 졸업생을 배출한 자율고(자율형 사립고·자율형 공립고)의 약진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일반고의 역량을 강화하려면 일반고 슬럼화의 주범인 자율고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교육부의 ‘서울 주요 11개 대학 입학생의 출신 고등학교 현황(2011∼2013학년도)’을 분석해 30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11년 74%에 달했던 일반고 출신 비율이 올해 62%로 급감한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서강대 등 서울 주요 11개 대학에 입학한 일반고 출신 비율은 2011학년도만 해도 전체 입학생(4만6248명) 중 74%(3만4402명)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해 처음 자율고 출신들이 대입시장에 나오자 일반고 출신 비율은 62%로 12% 포인트나 감소했다. 대신 일반고 출신들이 빠진 자리는 자율고 출신들이 채웠다. 자율고 출신들은 전체 입학생 중 올해 처음 11%를 차지하며 약진했다.

더욱이 조사기간 동안 외국어고와 국제고, 과학고, 예술고 같은 특수목적고 출신 비율은 17∼18% 수준에서 거의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자율고 정책이 일반고만 슬럼화시켰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자율고는 MB정부의 ‘고교 다양화 정책’에 따라 도입됐다. 학생들의 적성에 맞는 다양한 교육과정을 개설해 창의적 인재 양성에 기여한다는 취지로 2010년 개교했지만 고교 서열화를 심화시키고 일반고 슬럼화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현재 51개의 자율형 사립고와 58개의 자율형 공립고가 운영 중이다.

박 의원은 “고교 서열화에 대한 폐해가 대입 결과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면서 “어떤 식으로든 서열화나 특권교육을 실시하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일반고에 다니는 대다수 평범한 학생들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셈”이라고 지적했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박범이 회장은 “자율고의 우수 학생 선점이 일반고 슬럼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혀온 만큼 자율고 문제를 선결하지 않고는 일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