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갑, 포항남·울릉 재보선… 與 초강세 지역·野 거물급 불출마 겹쳐 유권자 관심 뒷전

입력 2013-10-30 18:10 수정 2013-10-30 22:33


경기 화성갑, 경북 포항남·울릉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30일 실시됐다. 규모로는 ‘초미니 선거’였지만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 박근혜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의 성격이 맞물려 정국 구도를 가르는 중대한 분기점이 됐다는 평가다.

그러나 전국적 관심을 끌 만한 야권 거물 정치인이 출마하지 않은데다, 화성갑과 포항 남·울릉 지역 모두 여권의 초강세 지역이어서인지 주민들의 관심도는 낮았다는 평가다.

오전 6시부터 전국 148개 투표소에서 진행된 투표는 오후 8시쯤 순조롭게 종료됐다. 투표함은 개표소가 마련된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과 포항실내체육관으로 옮겨졌다. 개표 요원들은 오후 8시30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의 개함 신호가 떨어지자 분주한 손놀림으로 개표 작업을 시작했다. 선관위는 투표소와 개표소 현장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생중계했다.

친박(친박근혜)계 좌장인 새누리당 서청원 후보의 화성갑 선거사무실은 개표가 시작되기 전인 오후 7시쯤부터 당직자와 지지자, 취재진이 모여 발 디딜 틈 없이 북새통을 이뤘다. 오후 8시40분쯤 당 관계자가 “개표가 시작됐고 우리가 더블 스코어로 앞서고 있다고 한다”고 전하자 지지자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서 후보는 오후 9시20분쯤 선거사무소에 모습을 드러냈다.

황우여 대표와 홍문종 사무총장, 이혜훈·정우택·유기준 최고위원 등 새누리당 지도부는 오후 8시쯤 선거개표상황실이 마련된 서울 여의도 당사에 모여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TV를 통해 개표 상황을 흥미롭게 지켜봤다.

여야는 투표 당일 막판까지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황 대표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우리 당은 지역 현안을 정확히 파악하고 공약으로 국민 앞에 약속했다”며 “선거 이후에는 국민께 드린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무성 의원은 “화성 시민은 서청원 후보를, 포항 시민은 박명재 후보를 각각 선택해 지역 발전을 10년 앞당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박근혜정부의 독단적인 국정 운영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김한길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화성과 포항의 유권자들께서 높은 시민의식을 갖고 빠짐없이 투표에 참여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투표는 가장 강력한 주권행사이며 분명히 삶이 달라지고 정치가 달라질 것”이라며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민병두 전략홍보본부장은 “많은 시민들이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에 수없이 많은 공약 파기·후퇴·수정에 대해 굉장히 실망하고 있다”며 정권 심판을 당부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투표지 촬영 등 불법 행위를 예방하기 위해 기표소 입구의 천막을 없앤 ‘개방형 기표소’가 시범 운영됐다. 선관위는 유권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내년 지방선거에서 개방형 기표소를 운영할지 결정하기로 했다.

권지혜 정건희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