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리고 물리고… 범죄자 폭력에 멍드는 포돌이

입력 2013-10-30 18:02


범죄자들이 경찰관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중·고등학생까지 경찰관 폭행에 가담하고 있어 공권력의 권위가 실추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 29일 오후 10시15분쯤 서울 망우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고등학생 최모(18)군이 경찰관 2명을 향해 흉기를 휘둘렀다. 3일 전 가출했다 이날 돌아온 최군은 아버지가 문을 열어주지 않자 앙심을 품고 인근 가게에서 과도 2자루를 구입해 아버지를 찌르려 했다. 최군의 행동에 공포를 느낀 아버지의 신고로 망우지구대 소속 이모 경위 등 경찰관 2명이 현장에 출동했다. 이를 알아챈 최군은 지하주차장에 순찰차를 주차하고 내리던 경찰관에게 달려들어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렀다. 이 경위는 이 과정에서 어깨와 등을 찔려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다.

지난 7일에도 서울 잠실본동의 한 모텔 앞에서 모텔 직원 강모(33)씨가 자신을 추적하던 경찰관을 칼로 위협하며 반항하다 손을 깨물었다. 강씨는 3개월 전 자신이 일하던 모텔에서 만취한 여성 투숙객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에 쫓기던 중이었다. 그는 강남경찰서 강력팀 소속 김모 경장 등 경찰관 3명이 체포하려 하자 자신의 목을 잡은 김 경장의 왼쪽 검지손가락을 깨물어 상처를 입히고 바지 주머니에서 칼을 꺼내 8분여간 마구 휘둘렀다.

지난 24일에는 중학생 김모(14)군이 친어머니에게 칼을 휘두르다 경찰관의 허벅지를 찌른 사건도 있었다. 김군은 이날 오후 11시쯤 남녀 친구 5명과 함께 서울 논현동 자신의 집 앞에서 “문을 열라”며 행패를 부리다 어머니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김군은 경찰관들이 다른 친구들을 붙잡는 사이 부엌에서 식칼을 갖고 와 어머니와 경찰관에게 휘둘렀고, 이를 제압하던 논현2파출소 소속 임모 경사가 허벅지를 찔렸다. 임 경사는 김군과 친구들을 파출소로 인계한 뒤 경찰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이윤호 교수는 “국가권력의 상징이자 법 집행의 일선인 공권력이 실추돼 있어 경찰에 대한 도전은 대수롭지 않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며 “지구대나 파출소에 연행돼 조사를 받다가 소란을 피워도 가벼운 처벌만 받다보니 공권력과 법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져 가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은 박세환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