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쌀 목표가 추가 인상 추진

입력 2013-10-30 18:06

정부가 농민단체와 여야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자 쌀 목표가격을 추가로 인상키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30일 “현행 쌀 목표가격 제도의 큰 틀을 흔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쌀 목표가격을 추가 인상하는 안을 예산 당국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농식품부는 2013∼2017년 생산한 쌀에 적용할 목표가격을 17만4083원으로 정한 목표가격 변동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농민단체를 비롯한 여야의 완강한 반발에 직면하자 당초 수정 불가 입장에서 한발 물러난 것이다.

쌀 목표가격 제도는 2005년 쌀 수매제를 폐지하면서 도입한 농가소득 보전장치다. 산지 쌀값이 목표가격보다 내려가면 차액의 85%를 직불금 형태로 보전해준다. 쌀 소득보전 직불금은 경작면적에 따라 지급하는 고정직불금과 산지 쌀 가격에 따라 지급 여부가 결정되는 변동직불금으로 나뉜다. 쌀 목표가격은 도입 이후 현재까지 80㎏당 17만83원으로 고정됐으며 지난해를 끝으로 기존 목표가격의 적용기간이 종료됐다.

새로운 목표가격 설정을 앞두고 농민단체들은 인상 폭이 너무 작다며 80㎏당 23만원까지 올릴 것을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19만6000원 안을 제시했으며 농촌에 지역구를 둔 일부 새누리당 의원도 정부안이 농촌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며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목표가격 추가 인상 검토에 착수한 농식품부는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살펴보고 있지만 고정직불금을 올려 변동직불금 규모를 유지하는 방식이 유력해 보인다. 고정직불금을 대통령 공약인 100만원까지 올리면 17만9697원까지는 목표가격을 인상하더라도 현재의 변동직불금 규모를 유지할 수 있다.

관건은 고정직불금 인상에 따른 추가 재원 확보 방안이다. 농식품부는 2000억∼5000억원 정도 추가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기획재정부와 재원 마련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