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이재용 부회장은 대구로 갈까… 관전경기 삼성 필승

입력 2013-10-31 04:58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삼성라이온스 선수들은 어떤 교감이 있는 걸까. 이번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이 부회장이 경기장을 찾으면 이기고, 그가 없으면 삼성은 맥없이 무너졌다. 벼랑끝에 몰린 삼성의 6차전 대구 경기에 이 부회장이 나타날지 벌써부터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7일 한국시리즈 3차전 때 잠실구장을 찾았다. 삼성이 홈인 대구구장에서 2연패를 당해 한번만 더 지면 사실상 시리즈 우승 가능성이 없어지는 상황이었다. 이 부회장은 경기 내내 구장을 떠나지 않은 채 응원을 했고, 삼성은 반전의 1승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4차전에서 삼성은 2대 1로 아깝게 패했다. 그날 경기장에서 이 부회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삼성이 벼랑끝에 선 5차전.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 관계자들과 다시 잠실구장을 찾았다. 두산 쪽도 박용곤 명예회장과 박용만 회장 등 오너들이 출동해 두산의 우승을 기대하며 경기를 지켜봤다. 이 부회장의 기를 받은 탓인지 전날까지 맥을 못추던 삼성의 방망이가 불을 뿜기 시작했다. 두산과 난타전 끝에 8회초 박한이의 결승 적시타까지 터지면서 7대 5로 이겼다. 삼성 선수들은 5차전을 앞두고 “높은 분이 오셔야 이기는데…”라는 말을 주고받았다. 3차전에서 박근혜 대통령 등 고위인사들이 모인 자리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했던 농담이었다.

그런데 그게 현실이 됐다. 3차전 때는 삼성 덕아웃을 방문하지 않고 조용히 떠났던 이 부회장은 5차전에선 밝은 표정으로 류중일 감독과 선수들을 격려했다. 류 감독은 “이 부회장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하시더라”며 “이제 대구에서 다시 시작하게 됐으니 한숨 돌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5차전 때도 경기장을 찾아 삼성의 승리를 목격했었다. 당시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팀 사장 등과 함께 경기를 지켜본 뒤 선수단에 축하 인사와 함께 금일봉을 전하기도 했다. 1패만 하면 3년 연속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통합우승 꿈이 물거품되는 삼성. 삼성의 ‘승리공식’에 따르면 이 부회장이 대구구장을 찾아야 그 꿈을 이룰 수 있다. 이번에도 그런 공식이 맞아떨어질까.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