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응답 ‘응칠’ 넘어설까… ‘응답하라 1994’ 초반 시청률 돌풍
입력 2013-10-30 17:13 수정 2013-10-30 23:16
케이블 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에 쏟아지는 관심이 뜨겁다. 지난 27일 방송된 4회 ‘거짓말’ 편이 평균시청률 4%(닐슨코리아 케이블 가입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조만간 ‘응칠’의 최고 시청률 6.12%를 가뿐히 넘고 ‘응칠앓이’에 이은 ‘응사앓이’를 일으킬 태세다. ‘소포모어 징크스’(전편에 비해 속편이 흥행에 성공하지 못하는 것)를 이미 극복한 ‘응사’는 현재 포털 사이트 ‘일간 드라마 검색어’에서도 줄곧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응사’ vs ‘응칠’ 무엇이 다른가=‘응칠’이 부산에 사는 고등학생들의 팬클럽 문화를 담았다면 ‘응사’는 전국에서 상경한 대학생들이 신촌 하숙집에 모여 살며 벌어지는 사건과 풋풋한 청춘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부산 사투리가 흘렀던 전편과 달리 전라도, 충청도, 경상도 사투리가 한 장면에 쏟아진다. 서울의 문화를 신기해하는 하숙집 학생들의 이야기가 에피소드 곳곳에 등장해 그 시절 대학에 다녔던 1970년대 생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가장 큰 변화는 제작 환경이다. 전편의 인기에 투자가 집중되다보니 캐스팅의 질이 달라졌다. ‘응칠’의 주연배우가 가수 출신 신인 연기자 서인국(26)과 정은지(20)였다면 ‘응사’에는 연기력이 검증된 배우 정우(32), 유연석(29), 고아라(23)가 출연한다. 굵직한 영화에서 활약했던 김성균(33)과 손호준(29) 등도 등장한다.
또 ‘응칠’ 때 등장했던 게임기 ‘다마고치’나 댄스 게임기 ‘디디알(DDR)’ 등 소품은 모두 스태프들이 지인들을 총동원해 발품을 판 결과물이었던 반면 ‘응사’엔 미술팀이 신설됐다. 1회 편의점 장면에 등장한 음료수 ‘마하 세븐’ ‘서주우유’나 ‘마이웨이 초콜릿’ ‘지하철 노선도’ 등은 이들의 작품으로 시청자들에게 소소한 재미를 준다.
편성도 획기적으로 바뀌었다. ‘응칠’은 화요일 오후 11시, 일주일에 1∼2회씩 16회 분이 방송됐다. 반면 ‘응사’는 그간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었던 편성 ‘금·토요일 오후 8시40분’에 총 20회 분으로 전파를 탄다. 신원호 PD는 이에 대해 “예능 ‘꽃보다 할배’가 금요일 저녁시간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모으는 것을 보고 이 같은 편성을 하게 됐다”며 “일요일은 월요일에 대한 부담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이 시간대에 시청자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시청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추리’를 통한 호기심 자극과 가족애 그려=응답하라 시리즈를 관통하는 코드는 역시 ‘추리’다. ‘응칠’에서 주인공 성시원(정은지 분)의 남편 찾기가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처럼 이번에도 주인공 성나정(고아라 분)의 남편 찾기가 다음 회를 계속 찾아보게 하는 원동력이다. 현재 성나정 주변에 등장하는 남편 후보는 총 5명. 전편 윤윤제(서인국 분)와 윤태웅(송종호 분) 사이에서 헷갈려했던 시청자들을 더 혼란스럽게 만든다.
주인공의 형제자매가 죽었다는 설정을 통해 가족애와 감동을 이끌어 내는 점도 같다. ‘응칠’에서 시원의 언니 송주(김예원 분)가 죽었다는 설정은 언제나 밝던 성씨 가족에게 숨겨진 아픔이자 송주의 남자친구였던 태웅이 시원과 러브라인을 형성하게 된 출발점이었다.
이번 편에도 나정의 오빠 재훈(미등장)의 죽음과 관련된 내용이 4회에서 일부 소개됐다. 재훈의 가장 친한 친구였던 쓰레기(정우 분)가 나정과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것도 비슷하다. 하지만 가족코드의 연결점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것은 단연 주인공의 부모 역을 맡은 배우 성동일(46)과 이일화(42) 콤비다. 이들은 전편에 이어 같은 이름과 직업, 캐릭터로 등장하면서 맛깔 나는 사투리와 연기를 선보인다.
‘응사’가 시작되기 전 제작진은 “속편 제작여부를 직접 정할 수 있었다면 물론 박수칠 때 떠났을 거다”라며 전편에 대한 부담감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응칠’도 어차피 우리가 만든 작품이고 그것을 이기려고 하는 게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익숙한 코드’와 ‘새로운 시도’가 적절히 섞인 ‘응사’는 끝까지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끌어당길 수 있을까.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