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의 여신’ 김지훈 “세상에 없는 순정남 役 감정 제대로 잡혔어요”

입력 2013-10-30 17:14


부모의 뜻을 거스른 결혼에 아내(남상미 분)는 힘들어한다. 하지만 아내를 놓아 줄 수도, 부모님께 완전히 등을 돌릴 수도 없다. 지난 27일 종영한 SBS 특별기획 ‘결혼의 여신’에서 재벌 3세이자 검사인 강태욱(김지훈 분)은 부모와 아내 사이에서 외로운 싸움을 했다. 그는 아내의 요구대로 이혼을 하고 1년 후 다시 만난 자리에서 “당신이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미련이 있다”고 말하는 지고지순한 남자였다.

극 초반 아내를 시댁으로부터 적극적으로 지켜주지 못한다며 여성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지만 오히려 사랑을 끝까지 지키려했던 그에게 연민을 느꼈다는 반응이 많았다. 그간 드라마에 등장했던 캐릭터 중 누구보다 착하고 불쌍한 남자였다는 평가도 받았다.

지난 25일 서울 청담동에서 만난 배우 김지훈(32)은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돈과 명예, 외모와 성격까지 가졌는데 사랑하는 여자의 마음만은 갖지 못한 애정결핍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태욱의 마음을 전달하려 했던 노력이 마지막엔 시청자분들에게 통한 것 같아 기뻐요.”

그는 이번 작품에서 유독 대사가 길고 말투도 문어체에 가까울 만큼 딱딱했다. 그는 “외골수면서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표현하려 연극 톤 말투와 ‘독일 병정’의 표정을 연구했다”면서 “비현실적이라는 말도 들었지만 현실에 없을 인물을 그럴 듯 하게 그리는 것도 연기의 한 방법이란 것을 배웠다”고 했다.

이번 작품에는 쟁쟁한 선배들과 연기력으로 인정받은 동료들이 함께 출연했다. 촬영장 분위기도 열정적이었다는 후문. 그는 “부모님 역을 하신 전국환, 윤소정 선배와의 장면에선 신기하게도 감정표현이 잘 됐다”며 “아버지와 대화하는 장면에선 대본에 없던 눈물도 흘렸다. 태욱이가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과 공포심을 동시에 느꼈을 거라 생각하니 저절로 눈물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2002년 KBS 드라마 ‘러빙유’로 연기에 발을 디딘 그는 벌써 데뷔 12년차다. 그동안 조·주연으로 출연하면서 경력을 탄탄히 쌓은 중견 배우지만 “추구하는 이상형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병헌 선배는 완벽하다고 생각해요. 성실함과 연기력, 감정 연기까지…. 100%는 아니어도 닮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이번 작품을 통해서 저 스스로도 가능성을 확인했어요. 시청자 여러분께도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는 배우로 인정받고 싶어요. ‘믿고 보는 배우’가 되는 게 가까운 목표입니다.”

김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