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를 넘어 함께하는 우리로 (43)] 공동체 가치 먼저 생각하는 Y리더 키운다

입력 2013-10-30 17:22


YWCA 키다리학교

중·고생들이 펼치는 이야기와 토론이 있는 곳, 경치나 떠남의 즐거움만이 아니라 친구들과 내가 사는 마을의 역사, 이 사회의 문제도 함께 생각하며 떠나는 여행이 있는 곳, 바로 YWCA 키다리학교다. 격주로 만나는 이 학교에서 학생들은 지금껏 다니던 학교와는 사뭇 다른 친구들과 생각을 나눈다. 공부할 주제도, 이 학교에서 함께해야 하는 프로그램도 모두 학생 스스로 만들어간다. 함께 만들어가기에 친구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협동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불편과 전체의 문제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를 배운다.

키다리학교를 통해 커가는 ‘Y다운 리더’는 자기 삶의 목표가 어디에 있는지를 아는 건강한 비전을 가진 청소년 리더다. 더불어 공동체와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리더이며, 이를 통해 사회와 소통하는 리더다. 나의 특성과 재능을 알고 나의 한계가 무엇인지도 안다. 또 다른 사람의 아픔과 고통에 대해서도 공감하고 이를 위해 발 벗고 나설 줄 아는 섬김을 실천하는 리더다.

2012년 서울, 청주, 안양, 고양 등 4개 지역 회원 YWCA의 60여 키다리들은 Y의 키다리학교를 통해 삶에 대한 자기결정권과 주체성을 길렀다. 중·고생인 이들은 회원 Y별로 격주 토요일 오전 시간에 총 25회 만났다. 키다리학교에 속한 모든 키다리들은 짧은 만남이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공동체 의식과 시민성을 갖고 자기 진로와 미래를 설계했다.

2013년에는 광주와 대전Y에서도 키다리학교를 운영, 전국에 총 6개 키다리학교가 서로 다른 커리큘럼으로 진행되고 있다. 3월 키다리학교 입학식부터 내년 1월 졸업식을 포함한 활동나눔터까지 1개 기수를 운영한다. 지역마다 특색 있는 주제를 선택해 키다리학교를 운영하는데 고양과 광주, 서울 지역은 인권을 중심으로 학교를 운영한다.

서울Y 2013키다리학교는 인권을 주제로 1학기 동안 세계인권선언문의 배경과 내용을 공부했다. 가을에는 인권 여행을 기획해 인권과 관련한 박물관이나 현장을 방문했다. 지난 19일에는 ‘전쟁과 여성 인권박물관’에서 일본군 위안부들의 인권 유린 현장과 삶에 대해 체험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안양과 고양Y 키다리학교는 ‘평화’를 주제로 학교를 운영한다. 고양Y는 3월에 키다리 워크숍을 갖고 4월에는 평화축제를 위한 팀 구성과 주제를 정했다. 5월에는 평화 감수성 워크숍을 열면서 팀별 축제를 기획하고 준비했다. 기획팀, 진행팀, 홍보팀 등은 각자 맡은 일에 따라 적극적이고 자발적으로 움직였다. 또 5월 25일에는 키다리 주관으로 일산문화광장에서 제9회 청소년 난짱축제도 열었다. 축제 리허설과 진행을 모두 맡아 키다리의 역량을 선보였다.

7월에는 ‘평화캠프’를 기획해 서울Y, 안양Y와 함께 파주 헤이리에서 키다리연대 캠프를 열었다. ‘우리는 평화할 권리가 있다’를 주제로 40여명의 키다리들이 모였다. 이 연대캠프에서는 키다리 리더십의 핵심인 비전 리더십, 팀 리더십, 실천 리더십을 다시 한번 공유하며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키다리가 될 것을 다짐했다.

가을에는 평화나눔 활동으로 껌페인팅을 했다. 도심 길바닥에 버려진 껌 위에 그림을 그리는 식으로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자연과 평화하는 삶을 실천하기 위해 고양시 농업네트워크와 연계해 친환경 농업 교육을 받고, 지역의 유해 식물인 외래종 단풍잎돼지풀을 제거하는 정화운동도 펼쳤다.

키다리학교에는 ‘Y다운리더’ 즉, 공감 능력과 협동력을 지닌 실천하는 리더가 있다. 학생들은 자치의 원리를 따라 모든 학교의 커리큘럼과 활동, 행사들을 스스로 기획하고 참여한다. 이러한 과정 중에 나오는 각자의 의견과 느낌, 생각과 스타일 등은 서로 소통하는 가운데 다듬어지고 결국 공동체에 필요한 가치들을 배워간다.

이주영(한국YWCA연합회 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