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총회 특별 기고] 부산 벡스코에서 띄우는 편지
입력 2013-10-30 17:19
세계교회가 한국으로 왔습니다. 전 세계 교회가 가톨릭 선교 230년, 개신교 선교 130년의 짧은 역사를 가진 한국교회를 만나러 왔습니다. 30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전 세계 교회의 이목이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가 열리는 부산 벡스코에 집중될 것입니다.
한국교회는 WCC 총회가 이 땅에서 열릴 수 있도록 은총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려야 합니다. WCC는 17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교회를 비롯해 한국에 복음을 나눠준 미국, 캐나다, 호주, 유럽교회가 동참합니다. 그리고 아프리카, 남미, 남태평양, 중동 등 전 세계의 교회가 참여하기 때문에 기독교의 ‘올림픽’과 같은 잔치입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이 한국의 위상을 세계적 반열에 올려놓았다면 2013년 WCC 총회는 한국교회를 세계적 반열에 올려놓을 것입니다.
한국교회는 선교를 받은 교회가 다시 선교를 하는 유일한 교회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은총과 축복이 이처럼 크고 한국교회가 세계적으로 감당해야 할 책임과 소명이 그만큼 큰 것입니다. 한국교회는 이제 세계교회의 지도적 위치에 놓이게 됩니다.
WCC 총회를 유치한 이래 WCC와 에큐메니컬 운동에 대해 이해를 달리하는 분들과 교회들도 있었습니다. WCC를 두고 논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확언컨대 WCC는 교회의 전통적 신앙에 굳게 서 있습니다. WCC는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습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을 믿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이며 구주로 고백합니다. 교회의 존재 이유가 선교라고 믿습니다. WCC는 “온 교회가 온 복음을 온 세상에 온전하게 선포하는 것”을 선교라고 생각합니다.
WCC와 WCC 총회는 한 하나님, 한 그리스도, 한 성령, 한 세례, 한 교회를 고백하는 세계의 교회가 만나는 장이고 거룩한 교제를 하는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교회를 구성하는 인간은 부족합니다. WCC도 부족한 교회 기구이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고 세계교회를 지체로 한 그리스도의 한 몸 된 교회는 거룩합니다.
한민족은 손님을 정성껏 대접하는 전통을 갖고 있습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심판을 전하러 오는 두 천사도 극진히 대접했습니다. 한국교회는 한국을 찾아온 세계교회, 우리와 더불어 지체된 세계교회를 천사로 맞이하고 사랑과 정성으로 대접해야 합니다. 주 안에서 거룩한 교제를 해야 합니다. 손님을 당황하게 하는 것은 우리 예절에는 없습니다.
WCC 총회의 ‘꽃’은 세계교회가 함께 드리는 예배입니다. 다양한 교회의 예배형식으로 조화된 예배, 전 세계의 다양한 문화로 드리는 예배는 조화의 극치를 보여줄 것입니다. WCC는 부산총회에서 새벽기도, 통성기도와 같은 한국교회 고유의 기도를 함께하고 배우게 됩니다. WCC는 이 시대 세계가 귀담아야 할 복음을 선포할 것입니다. 지구적 위기의 시대에 전 세계 교회가 하나 되어 하나님께서 명령하시는 일을 위해 함께 헌신할 것입니다. WCC 총회를 위해 기도해 주시고 참여해 주시고 세계교회와 거룩한 교제를 나누기를 바랍니다. 분명 부산총회는 한국교회 역사 가운데 큰 족적을 남길 것입니다. 한국교회는 이를 계기로 명실공히 세계교회와 연결되고 세계교회는 한국교회와 이어지는 하나님의 큰 선물을 받게 될 것입니다.
박성원 영남신대 석좌교수(WCC 중앙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