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安門 차량돌진 위구르인 소행… 중국, 소수민족 테러 긴장감
입력 2013-10-29 22:41
중국 베이징 천안문에서 28일 발생한 차량 돌진 폭발 사건이 중앙정부에 불만을 품은 소수민족에 의한 테러로 드러나고 있다. 특히 다음 달 9일 시작되는 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18기 3중전회)를 앞두고 발생한 사건이어서 중국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보쉰 등 중화권 매체들은 사고 차량에 탑승해 숨진 3명 중 2명이 신장위구르자치구 소수민족인 위구르인으로 밝혀졌다고 29일 전했다. 2명은 위구르인 농민이자 이슬람교도로 알려졌지만 둘 사이의 관계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문제의 차량은 이날 천안문 앞 인도로 돌진, 교각을 들이받고 행인을 친 뒤 폭발해 운전자 등 탑승자 3명 전원을 비롯해 5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부상했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도 이날 관련 기사에서 공안 당국은 현재 신장 출신 용의자들이 이번 사건을 일으킨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때 용의자로 신장 출신 2명을 규정한 베이징시 공안 당국의 통지문이 인터넷에 유출되기도 했다. 홍콩 명보는 숨진 2명 가운데 1명은 지난 6월 경찰과 무장그룹 사이의 충돌이 발생한 신장위구르의 루커친친 지역 출신이라고 전했다. 베이징시 공안 당국은 용의자로 지목된 탑승자들 외에도 공모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용의자들이 민원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한 적이 있고 관련 당국에서 수차례 정신 개조 교육을 받았지만 불만이 가라앉지 않았다는 보도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차량을 돌진할 당시 차량 안에서 깃발로 보이는 물건을 흔들고 있었다는 미확인 정보도 흘러나오고 있다. 중국 당국에 대한 항의 표시였을 가능성도 있어 당국의 확인 절차가 진행 중이다.
특히 명보는 사건 당일 오전 현장과 인접한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포함한 중앙정치국 상임위원 7인이 행사에 참석했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현지 당국이 이번 사건을 ‘중대 사안’으로 간주하고 처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베이징시 공안 당국은 이번 사건의 중요성을 감안해 푸정화(傅政華) 부국장에게 직접 지휘를 맡기고 수사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당국은 사건 직후 지역 숙박업소 등에 긴급 통지문을 보내 지난 1일 이후 업소 이용객 가운데 거동 수상자나 의심 차량 등을 즉시 신고하도록 요구했다.
신장위구르는 중국의 ‘화약고’로 불리는 곳으로 2009년 7월 5일 한족과 위구르족이 충돌해 197명이 숨지고 1700여명이 다치는 등 각종 유혈충돌과 테러사건이 끊이지 않고 발생했다.
외신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중국에 대대적인 검거 선풍이 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AFP통신의 기자 2명은 사건 발생 직후 현장에서 사진을 찍다가 사복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을 연행해 공범 여부를 조사한 후 현장 사진을 삭제하고 석방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